7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이계안 제3정조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1만원권이 처음 등장한 지난 73년 이후 경제규모가 20배 이상 커졌는데 아직까지 30년전의 화폐단위를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공론화를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최근 논의되고 있는 고액권 발행이 실현될 경우 6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며 "차라리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는 편이 경제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 우제창 의원도 당내 다른 의원들과 함께 1000원을 1원으로 절하하는 것을 골자로 한 화폐단위변경법 발의를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10만원권 등 고액권 발행을 골자로 하는 화폐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유로화 도입 후 유럽의 물가상승률이 0.2~0.3%정도 높아지는데 불과했다며 화폐개혁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은은 최근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 보도내용을 보도자료로 활용하는 등 화폐개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8일자에서 화폐의 단위당 가치가 낮은 나라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며 환율이 1유로당 1400원인 한국은 조만간 "국제적으로 기이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한은은 정치권의 화폐개혁론에 내심 반가워 하는 표정이다. 한은은 올초부터 화폐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으나 5월 이헌재 부총리가 "지금은 중요한 일들이 많아 디노미네이션을 생각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한발 뒤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러나 한은은 여전히 화폐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이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공식적인 스케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디노미네이션뿐 아니라 고액권 발행과 위폐방지 및 화폐품질 개선 등 세가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000원권이 1원이 될 경우 1만원권은 10원이 되고 100원이 현재의 10만원에 해당하는 고액권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화폐의 색깔과 초상을 바꾸는 등 품질 개선의 가장 큰 목적은 위폐방지"라며 "실무적으로는 세가지가 같이 움직이는 것으로 비용측면에서 볼때 나눠서 하는 것보다 한꺼번에 하는게 낫다"고 덧붙였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