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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증권업 (2)위기의 위탁영업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4-09-02 00:45

눈앞 수익에만 급급…악순환 ‘지속’
장기적인 계획으로 투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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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의 가장 든든한 생계수단이었던 위탁영업(브로커리지)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나친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인해 위탁영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이에 따른 신뢰도도 지속적으로 하락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

여기에 온라인을 통한 주식매매가 활발해짐에 따라 직원을 통한 위탁매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 “증권사 영업직원은 다 사기꾼?” = 50대 후반의 A씨는 아직까지도 ‘주식’에 ‘주’자만 나오면 치를 떤다. 지난해 평생 몸바쳐 일하던 회사에서 정년퇴직 한 그는 퇴직금으로 무엇을 할까 고심하던 중 증권회사에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원금의 2배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유혹적인 말에 넘어가 퇴직금 전부를 주식에 투자했다.

그러나 주식이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던 터라 그냥 직원에게 모두 맡겨두기를 8개월, 2배는 고사하고 결국 원금의 반도 안되는 돈으로 모두 팔 수밖에 없었다고.

A씨는 “쓸데없는 투기심에 모든 돈을 주식에 투자한 나도 문제지만 허황된 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을 유혹하는 증권사 직원들은 사라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내가 주식을 하는 일은 다신 없을 테지만 주위에서 하려는 사람이 있어도 발벗고 나서서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식투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좋지 않은 인식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때문에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짐에 따라 신뢰감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률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4∼6월)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172조14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1조5274억원에 비해 29조3857억원 감소했으며 2002년 1분기의 275조4019억원보다는 103조2602억원이나 줄었다.



◆ 업계 환경 갈수록 악화 = 증권업계의 환경변화도 위탁영업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한몫하고 있다.

과거에는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도 거의 함께 오르는게 통상적이었으나 최근 상황은 시장규모는 커진 반면 증권사의 평균 수수료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1분기(4월∼6월)의 수수료수익은 3644억원으로 전년동기 6346억원에 비해 42.6%(2702억원) 감소했다. 이중 국내 증권사의 수수료수익은 22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5%(3360억원)나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구조조정 지연, 전환증권사 등장 등으로 증권사의 수는 급증해 여기서 살아남기 위한 출혈경쟁이 지속되다보니 이제껏 지속해왔던 위탁영업의 한계점은 더욱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 위탁영업에만 올인 말아야 =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의 회전율에 의존한 영업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증권사에서는 학벌위주의 채용만 진행해왔을 뿐 이를 교육·관리하는데는 별 관심을 쏟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수익률에 의해서만 직원들의 능력을 평가하다보니 눈앞의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해 건전한 경쟁력을 키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랐다는 것.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들은 이 같은 부조리함을 자각하고 직원교육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증권업계가 자산관리위주의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음에 따라 위탁영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준비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업계가 자산관리시장으로 탈바꿈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같은 변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고객 자산에 대한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능력배양으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타 금융권의 고객들을 업계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수익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운을 뗀 뒤 “현재 증권사의 구조를 보면 대부분의 오너들이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오늘 얼마 벌었는가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업계의 수익악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업계환경을 생각하면 어느 때보다도 오너들의 장기적인 안목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흔들리는 증권업 (1)허울 뿐인 방카슈랑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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