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맴돌면서 채권가격이 급등, 채권형랩 판매가 크게 늘면서 최근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대신증권 등의 일부 대형증권사들이 새마을금고·신협 등 법인 위주의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중 가장 활발한 곳은 현대증권이다.
새마을금고·신협 같은 소형 금융기관들이 관련 법규에 의거 주식편입 비율이 30%를 초과하는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 주식과 동일한 위험자산으로 분류, 운용의 제한을 받는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채권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채권형랩과 각종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랩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말 출시, 전체 예탁자산 중 주식에는 30% 이하만 투자할 수 있는 맞춤형랩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전부터 소형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영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기 때문에 이들 기관에 대한 영업력은 타사에 비해 탁월한 편”이라며 “최근 채권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새마을금고·신협 등도 이 같은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일반 법인을 중심으로 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뒤늦게 일임형랩 시장에 합류한 대신증권도 최근 채권형으로 인한 수익이 크게 증가하자 이를 더욱 확대키로 하고 소형 금융기관 중 가능한 지점을 섭외,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금리만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맞춰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에 향후 적립식 상품을 중심으로 한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신협중앙회측에서는 일임형랩이 기본적으로 신협과 맞지 않는 상품이라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증권사들이 이 기관들에 진출하는 데 있어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일임형랩은 각종 유가증권을 기초자산으로 전문가가 투자자의 스타일에 맞게 운영해주는 자산운용의 한 방법으로 개인들을 상대로 상품이 설계된 것으로 안다”며 “최적배분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일임형랩의 목적과는 달리 채권만 사서 보유해 이자수익을 얻는 것은 엄연히 따지면 일임형랩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형 금융기관에 맞는 상품들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증권사들이 왜 굳이 일임형랩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판매채널을 확대코자 한다면 다른 유형의 유가증권으로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다양한 투자성향 만큼이나 일입형랩 상품들에 대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지만 다른 금융기관의 서로 다른 규제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이것이 조금만 완화되더라도 일임형랩 시장의 확대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