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회계년도 영업실적이 큰 폭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했지만 이는 대부분 주가상승에 따른 자기매매 수지가 호전된 결과일 뿐 증권사의 주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이 판관비에도 못미치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국내에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우 수수료 수익이 판관비보다 2배 이상 커 수익구조 안정성이 돋보였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2003회계년도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8511억원 적자에서 1조77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들의 당기순이익도 전년도 2494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2740억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2002년보다 1조8588억원 증가한 것은 지난해 3월 주가지수가 530p대의 최저점을 통과한 이후 300p 가까이 오른 데 힘입어 각 증권사들의 자기매매 수지가 큰 폭으로 호전됐기 때문이다. 즉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의 명암을 결정짓는 주요인이 자기매매인 셈.
더욱이 증권사 수익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수수료 수익은 판관비에도 못미쳐 수익구조 불안정성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구조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기반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현재 추진중인 한대투와 LG,대우증권의 구조조정이 완료되면서 가시화될 대형사로의 쏠림 현상에 대한 대응책도 대비해야할 과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질과 양의 양면 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증권사 수익의 중심 축인 수수료 수익이 판관비보다도 적었던 데는 지난해 증권업계가 수수료 인하경쟁 등으로 제살 깎아먹기의 결과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국내 증권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라며 “ 각 증권사들이 독자적인 전문성을 살려 이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추구,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증시를 외면하고 있으며 특히 해외 기관투자가 매매주문의 경우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들이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로 해석되는 만큼 무엇보다도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리서치 등 투자 관련 제반여건을 한층 강화,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위해서는 합병등 구조조정과 함께 최근 대형사를 중심으로 활기를 찾고 있는 자산관리 시장을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 손익계산서>
(단위 : 억원)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