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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때문에 회사가 망할 수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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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4-05-12 22:46

조관일 강원도 정무부지사,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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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건강 검진을 받았다. 얼마 전부터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더부룩해서 병원을 다녔으나 낫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로 종합 검진 센터는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종사원들은 친절했다. 검진의 지루함과 공포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배려한 흔적이 역력했고 불안해하는 심정을 헤아려 설명 또한 자세하고 상냥하였다.

역시 경쟁이란 무서운 것이다. 병원들이 대기업 직원들의 단체 검진을 유치하려고 애를 쓰는 상황이다 보니 당연히 서비스 경쟁이 불붙게 마련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려운 게 요즘의 분위기 아니던가.

그런데 드디어(?) 문제가 발견되었다. 이쪽 코너에서 저쪽 코너로 물 흐르듯이 안내되며 검진을 받았는데 마지막 코스인 위장 내시경 검사코너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검사대에 눕혀놓고 대기 시간을 끄는 것부터 심상치 않다 했는데, 늦게 나타나서 검사를 한 젊은 의사가 대단히 건방지고 ‘싸가지’가 없었던 것이다(이렇게 험한 표현을 하는 데 대하여 좋은 의사선생님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反 서비스적인 의사는 욕을 먹어도 싸다)



한 사람이 중요하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건강검진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초음파 검사와 내시경 검사다. 특히 내시경 검사장에서 긴장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검사기구를 목으로 넘길 때의 고통도 고통이려니와, 위장 속을 훑어 내리는 시간이 예상 보다 조금만 길어도 피검사자의 가슴은 조여든다. 그리고 검사기구를 빼고 난 후 과연 의사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그 순간이 됐을 때의 심정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키를 재고 몸무게를 달고 혈압을 재는 그런 코스에서 제아무리 친절하면 뭘하는가. 가장 중요한 결정적 순간에 그 지경인 것을! 간호사들의 친절한 안내는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사람(의사)이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그 모든 서비스 시스템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병원장이거나 검진 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초음파검사와 내시경검사 코스에서 최고의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할 것이다. 이것은 대담한 발상의 전환이 아니라 상식이다. 어쨌거나, 나는 앞으로 그 병원의 검진 센터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국을 상대로 서비스 강의를 하는 사람답게(?) 기회 있을 때마다 악선전을 할 게 뻔하다.

한 사람쯤은 안 와도 좋다고 배짱을 부릴지 모른다. 그러나 기억하라. 한사람 때문에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당신이 혹시 ‘문제아’ 아닌가



서비스 업계에 잘 알려진 ‘도시바’의 사례가 있다. 일본의 가전제품 제조회사인 도시바에서 직원의 불친절한 전화응대가 문제가 되었는데, 고객이 그 내용을 인터넷에 띄움으로써 회사가 큰 망신을 당했던 일이다.

그런 일이 우리네 금융기관에 없으란 법은 없다. 앞에서 지적한 그런 의사 같은 사람이 당신네 은행에는 과연 없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대답은 매우 부정적이다. 20년 넘게 서비스를 연구하면서 수많은 사례를 접한 필자의 눈에는 한심스런 일이 비일비재하며 회사를 망하게 할 불량 서비스맨 역시 많고도 많다.

총론적, 평균적으로 봐서 ‘우리 은행은 서비스 체계가 매우 탁월하다’든가, ‘고객만족 대상을 받았다’는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서비스는 미시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세밀하게 디자인되지 않으면 안 된다. 100×0 = 0이라는 산식이 서비스 이론에 자주 인용되듯이 제아무리 우수한 텔러가 많더라도 단 한 사람의 빵점(0) 텔러로 인하여 은행의 서비스 체계는 무너지며 때론 은행이 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눈떠야 한다.

그러잖아도 불황이다 뭐다 해서 금융계에 어려움이 있는 요즈음이다.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원이 고객의 돈에 손을 대서 부끄럽게 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이런 때이기에, 서비스체계에 허점은 없는지 세밀하게 뒤돌아 봐야 한다. 그리고 바로 당신이 그 ‘허점’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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