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20대가 41.3%로 가장 많아
금융당국, 보험사기 인지 시스템 적극 활용 ‘발본색원’
보험사기 적발건수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2003년도 보험사기 적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전체 보험사기 적발건수는 9315건으로 2002년 5757건 대비 61.8% 증가하고 적발금액은 2002년 411억원에 비해 47.3% 증가한 606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보험사기를 유형별로 보면 적발건수에서 운전자 바꿔치기가 전체 사기건수중 33.2%인 3,091건을 기록,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기유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으로 고의 보험사고가 전체 건수의 13.6%인 1271건으로 그 뒤를 이었고 사고발생 후 보험가입으(1150건), 피해과장(884건), 사고차량 바꿔치기(737건), 보험사고 가공(619건)의 순으로 보험사고 적발건수가 증가했다.
금감원측은 자동차 보험 가입시 계약자가 보험료를 절감할 목적으로 ‘26세 한정운전’ 등의 특약에 가입한 후 피보험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운전중에 사고가 발생한 경우 무면허 등 사고에 따른 형사처벌을 모면하거나 보험처리를 위하여 사고운전자를 피보험자로 바꿔서 사고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전자 바꿔치기 건수가 증가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적발금액에서는 고의 보험사고(사전에 공모하여 고의로 사고를 유발시키는 사고로 주로 교통법규 위반차량 및 여성운전자를 상대로 하거나, 가해자 및 피해자가 역할을 바꿔 고의로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전체금액면에서 17.6%인 106억을 차지했다.
피해사고(보다 많은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 경미한 사고임에도 장기간 치료를 받은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여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는 전체 금액의 17.3%로 104억원을 차지했다.
보험사고 가공(운동 중의 사고임에도 보험처리를 위하여 교통사고로 부상당한 것처럼 위장하여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은 전체금액의 13.2%인 80억원을 차지했다. 건당 평균금액은 보험사고 가공이 전체 평균금액 650만원의 2배인 13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적발건수 및 금액이 가장 높았던 운전자 바꿔치기는 건당 평균금액이 440만원으로 다른 사기 유형보다 낮게 조사됐다.
■ 손보, 생보보다 보험사기 적발건 높게 나타나…
손, 생보 영역별 보험사기 현황을 보면 손해보험이 전체 사기건수 9315건중 8677건(93.2%)을 차지, 생명보험 638건(6.8%)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나 손해보험의 사기건수 비중이 현저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건당 평균금액에서는 생명보험이 1200만원으로 조사돼 손해보험의 650만원 보다 약 2배정도 증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생명보험이 손해보험보다 적발건수는 적지만 고액을 보장하는 상품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보험에서 적발사기건수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손보사의 경우 보험사기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 및 조직을 운영하고 있어 적발이 더욱 용이하다”고 말하고 아울러 “생명보험은 사고일로부터 장기간 경과 후 보험금을 청구하기 때문에 보험사기 입증이 용이하지 않고 손보사들에 비해 조직 및 인력 등이 부족, 대응체계가 미흡해 적발건수가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 무직자가 전체의 25.2% 차지
보험사기 직업별 현황을 보면 무직자(837명)가 전체의 25.2%를 차지, 가장 높은 비율을 구성했다.
무직자의 경우 고액의 보험금에 쉽게 유혹될 가능성이 높고, 봉급생활자의 경우에도 신용불량자의 증가로 한탕주의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직업별 구성면에서는 학생이 전년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해 가정경제가 어려워지자 고등학생 등의 미성년자가 용돈 및 유흥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차량에 의한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등의 형태로 보험사기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경제활동 연령 전체 사기건 중 70% 차지
연령별 보험사기 적발건수는 20~39세의 연령층이 전체 사기건수의 67.7%를 차지, 최근의 경제위기와 실업난 등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된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공모가 쉬운 보험사기에 가담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40세 이상의 보험사기 적발자도 전년대비 57.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고, 20세 미만자의 비율도 전년에 비해 17배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40세 이후 늘어나고 있는 고용 불안정성과, 치솟는 실업률을 반영한 것으로 설명되며 20세 미만자의 비율이 증가한 것은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고등학생 및 대학생이 보험사기에 가담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험사기를 성별로 분석해 보면 남성이 전체의 77.0%을 차지, 23%를 차지한 여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보다 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남성이 보험사기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여성이 보험사기에 참여하는 사례도 매년 증가해 올해 적발인원만도 765명을 기록, 전년대비 56.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점점 계획적이고 지능화되고 있는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관련업계 및 감독당국, 그리고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의식변화 등 총체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금감원측은 역설했다.
■ 보험사기 대응채널 다각화 ‘집중조사’
금융감독원 보험검사국 나명현 실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보험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경제불황으로 도덕적 해이가 만연,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다각도의 채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감독원과 협회, 개별 보험사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기관간 중복조사 등의 비효율성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고 말하고 “현재 운영중인 보험사기인지시스템을 보험사기조사에 적극 활용해 보험사기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감독당국과 공영보험 및 민영보험으로 구성된 보험조사협의회를 내실있게 운영하여 필요한 경우 공동조사는 물론 보험사기 예방을 위한 공동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험팀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