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부담 때문에 인터넷 대출은 제한적으로 적용
각계 각층에서 인터넷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이 상업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인터넷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해 99년말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2002년말 2627만명, 2003년 9월말엔 286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을 못하면 ‘입에 가시가 돋친다’는 말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인터넷은 우리 사회에 확산돼있다.
이런 분위기는 금융권에서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카드, 캐피탈 등 여신전문업체의 경우 상품안내서부터 신용정보조회, 카드 한도조회, 대출승인 등 영업과 관련 모든 처리가 인터넷을 통해서 가능할 정도다.
■ 인터넷 금융서비스란?
인터넷이 현재처럼 확산되기 이전에 홈페이지의 개념은 기업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 따라서 홈페이지의 기능도 홍보에 국한돼 있었으나 점차 인터넷이 고객과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곳이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부터 인터넷 금융을 도입하게 됐다.
인터넷 금융서비스는 같은 금융권이라 하더라도 은행권이냐, 여신전문기관이냐 혹은 여신전문기관 중에서도 카드사와 캐피탈사간에 다를 수 있다. 카드사의 경우 인터넷 금융서비스의 대부분이 거래내역을 조회하거나 카드 발급을 신청하는 등의 서비스며 캐피탈사는 할부금융과 대출이라는 두 개의 영업 축이 있기 때문에 은행권의 인터넷 금융서비스와 카드사의 서비스를 접목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은행의 대출서비스, 상품안내, 본인 한도조회와 카드사의 할부고객 상환 내역 조회 등을 아우르는 모습이다.
■ 시·공간 제약 없어
인터넷을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일단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입장에선 효율적인 경영 및 영업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카드사의 경우 각각의 콜센터에 800명 정도의 직원이 있고 월 1000만건 정도의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 운영비와 인건비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한달에 4백만건의 일을 온라인 상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영업점에서 처리하는 업무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점의 업무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업점을 축소할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기업 입장에선 확실한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신속성과 편리성을 느낄 수 있다. 고객이 금융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영업점이나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하면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카드의 경우 어디서,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인터넷을 통해 간단히 파악할 수 있다.
보통 한 카드사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정보는 카드대출, 현금서비스, 카드 사용내역 조회 등 약 120개 이상의 거래로 추정할 수 있다. 이런 서비스를 휴일 혹은 영업 이외의 시간에도 인터넷을 통해 가능하다.
이런 장점들이 인터넷 금융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고객에게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으며 고객은 수수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 대출관련 인터넷 서비스는 ‘주춤’, 인터넷 뱅킹은 ‘확대’
2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금융사에서 각각의 사이트를 통해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으며 은행, 카드사, 캐피탈사들이 경쟁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들 업체들은 인터넷 상에서 신용조회를 통해 한도와 대출여부를 알려주고 바로 대출을 일으킴으로써 2~3분안에 고객의 통장에 대출금이 입금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 우리나라의 인터넷 금융 서비스는 상당히 진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들은 이런 서비스에 대해서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의 경우 대출신청, 신청결과 확인 등은 인터넷으로 가능하나 대출 실행은 대부분의 은행이 관련 서류의 확인 등을 위해 점포를 직접 방문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출을 위해 본인인증, 심사 및 개인신용평가(CSS) 등을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 상태서 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으며 실제 인터넷 상에서의 대출이 연체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엔 금융권 전체적으로 시장이 불안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대출 관련 서비스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카드, 캐피탈 등의 제2금융권에서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통해 직접적인 비즈니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금융권에서 인터넷을 통한 대출서비스는 줄여 나가고 있는 반면 인터넷 뱅킹, 상품소개 등의 서비스는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 뱅킹은 고객이 PC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후 은행 등 금융권의 호스트컴퓨터에 연결, 금융서비스를 제공받는 시스템이다.
1999년 7월 신한은행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제공한 이래 현재 국내은행과 씨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 및 우체국 등이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는 은행별로 차이가 있지만 주로 계좌관리(계좌조회, 계좌이체 등), 신용카드 거래, 각종 사고신고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 실행, 자산관리프로그램 등 고차원의 금융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보안이 관건
인터넷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에게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 것이다. 카드의 경우 오프라인에서는 실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인터넷 금융을 이용할 경우 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다. 즉 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도용, 위조카드 혹은 카드깡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금융권의 인터넷 보안은 각종 인증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안전한 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비씨카드의 경우 인터넷안전지불(ISP)서비스를 실시해 보안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이는 본인인증의 한 방법이다. 이 시스템은 인터넷 쇼핑대금을 카드로 결제할 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 등의 개인신용정보를 입력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회원과 카드사만이 알 수 있는 인증번호로 거래하는 것이다.
최근엔 인터넷 결제시 모바일로 인증번호를 전송하며 구매자는 이 인증번호를 결제창에 입력해야 결제가 이뤄지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이는 기존의 SSL(암호프로토클)방식보다 훨씬 안전하다.
또 다음해 1월부터는 정부에서 10만원 이상의 거래에 무조건 공인인증을 받도록 함에 따라 보안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일부 카드사에선 비자안심클릭이라는 방식을 도입, 고객의 정보는 해당 카드사와 본인만 알수 있으며 암호화되기 때문에 정보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적다.
비자안심클릭은 온라인 쇼핑시 카드 소지자 본인만의 비밀번호를 별도로 입력하거나 기존의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카드 부정사용 등을 막을 수 있는 전자상거래 사용자 인증 서비스다. 비자카드 소지자라면 누구나 카드를 발급한 카드사의 홈페이지에서 간단히 등록, 인터넷 결제시 지정된 개인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공인 인증서 비밀번호를 입력해 사용자의 신원을 발급사가 확인한 후 지불이 완료되는 서비스다.
또 금융권은 업체 자체의 감사뿐 아니라 금융감독원에서 보안과 관련한 감사를 받고 있으며 일부 그룹계열 금융사는 그룹차원의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
■ 향후 발전방향 - 인터넷가입 회원이 카드이용 더 많아
현재 국내 인터넷 금융서비스는 외국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의 인터넷 활용도 수준은 거의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여서 이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또한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 홈페이지 화면구성과 서비스 만족도도 외국계 은행보다 훨씬 낫다는 평이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 인터넷에서 상품소개, 금리안내, 대출자격안내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정도다.
이에 따라 향후 막대한 돈을 들여 추가적인 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 이를 통해 질적 개선을 이뤄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한다.
현재 카드, 캐피탈 등의 제2금융권을 비롯, 은행권 등에선 실생활에 유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에선 게임포탈 및 영화관람 사이트 등과 제휴해 카드를 사용하면 받는 포인트를 해당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발중에 있다. 또 실시간 뉴스를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20~30대층이며 이들의 개성과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합한 부가서비스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또 최근 A 카드사의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는 고객이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카드 이용액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A카드사의 올 3분기 월평균 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한 금액을 보면 인터넷 회원에 가입한 고객은 125만2000원으로 인터넷 회원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의 108만3000원보다 16만9000원이 많았다.
이런 결과만 봐도 인터넷 금융서비스가 영업에 기여하는 측면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잘만 활용하면 기업은 비용절감 효과, 고객은 편리성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서 현재는 통신사들과의 의견대립으로 제약이 있지만 인터넷 금융과 모바일 금융을 통합한 서비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령 카드사들이 스마트카드 칩을 개발, 이를 휴대폰에 내장시키면 휴대폰에서도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무선망이 개방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제2금융팀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