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증권노조에 따르면 2003년 임단협 교섭이 대표교섭 10회, 실무교섭 12회를 거듭했음에도 불구, 임금과 제도개선 및 주5일근무제 관련 월차수당 삭감 등에서 이견이 커 타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경총과 증권노조에서는 올해 안에 마무리하자는 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오는 22일께 증권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산별중앙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되면 올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수 차례 교섭에서 올해부터 임금인상율을 비정규직에게도 적용하되 그 대상은 지부별로 합의키로 한 것을 비롯, 조합의 정치활동 보장, 차별금지 및 균등처우, 인권보호 등에서만 이견이 좁혀진 상태다.
그러나 사용자측은 지난해 증권사들의 경영적자를 이유로 올해 임금을 임금총액 대비 3% 이상은 인상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에서는 임금인상율을 민주노총 평균타결율인 7.8%를 제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 증권산업과 관련된 제도개선 문제도 증권노조에서는 증권사의 경영여건이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증권유관기관들이 유보금을 8000억원 가량 쌓아두고 있는 점과 사이버거래 증가로 인한 수수료인하가 증권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는데도 유관기관 수수료는 인하되지 않는 점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사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용자측은 증권유관기관과 증권업협회의 문제점에는 공감하지만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지난 16일 개최된 10차 대표교섭에서 임단협 타결을 위해 22일께 증권사 사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간담회 형식의 산별중앙교섭을 열기로 합의했다”며 “그러나 산별중앙교섭에서 임금과 주요쟁점이 좁혀지지 못하면 임단협은 교섭국면에서 투쟁국면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투자증권이 지난 7월 올해 임금인상율을 노사간 7.0%로 합의함에 따라 증권노조 및 협의회 소속 개별 증권사들도 7.0%를 전후해서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