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여부는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서울이 런던과 뉴욕에 집중되어 있는 국제금융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느냐에 달려있다. 따라서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개최된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총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논의된 내용은 우리의 경제규범을 국제금융자본이 활동하는데 익숙한 영미식 규범에 일치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국제규범에 합당한 회계기준, 감사관행, 기업지배구조, 계약관련법 및 집행, 청산 및 결제 방식 등을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통화시장개방, 세제개혁, 법률시장 국제화, 은행인허가 개혁, 금융상품규제 등에 대한 투명성 등을 제고하는 것이다. 셋째, 전문적 역량과 정치적 독립 그리고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책임질 수 있는 감독기구를 갖추는 것이다.
사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는 여러면에서 이러한 필요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신속하게 대처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외국금융자본이 대한(對韓)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재벌의 영향력, 정부의 금융보호정책, 폐쇄적인 노동시장 등 기업활동 제약요소가 엄존한다.(본보 11월 3일자 1, 3면 참조) 그러므로 이런 외국인들의 권고에 대해서는 겸허히 검토, 수용하되 결코 환상을 지녀서는 아니된다.
이번 서울국제금융자문단 회의에서는 물론이고 가끔 외국인들은 한국이 동북아 물류기지와 금융허브로 도약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는 칭찬을 한다. 그러나 이런 칭찬들은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 그들은 내면적으로 “한국은 지금 깊은 착각속에 빠져있다.”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적은 안정적인 이윤추구와 지속적 성장을 기대하는것인데,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때마침 필자는 서울국제경제자문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J.P. 모건 프레지던트(전 BIS 사무총장) A.크로케와 회의당일 아침 8시부터 차를 나누며 담소한 바 있다. 서로 편안한 사이라서 의견을 같이 한 점은 우리의 경기동향, 정치적 안정성, 노사관계의 화합성, 대북관계의 개선 여부 등 우리를 둘러싼 여건이 확실성과 안정성을 언제쯤 확보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또 우리나라가 먼저 금융자본을 육성하고 안정적이고 확실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의 시장구조, 시장행동, 시장성과의 기반을 구축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반복하면 우리 금융산업이 먼저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한다. 우리 금융산업도 발붙이지 못하는 토양에서는 외국 금융산업이라고 스스로 발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론은 너무나 평범하다. 그러나 피할수 없는 기본 조건이다. 다만 “무엇을 하여야 할 것인가는 알면서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를 모르거나 알고도 시행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라는 아쉬움을 남기면서 A.크로케와 필자는 찻잔의 냉기가 식어갈 무렵 허허히 자리를 떴다. 한번쯤 새겨볼 일이 아니겠는가.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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