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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의 虛와 實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1-08 21:44

농협중앙회 상무

며칠 전, 나는 20번째 책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1980년에 첫 책을 낸지 23년만의 일이다. 그것이 화젯거리가 되었든지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 다뤄주는 바람에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를테면 자기계발에 성공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고, ‘사오정 오륙도’로 상징되는 강제퇴직이 일상화되면서 직장인들에게 자기계발이 큰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러나 말이 자기계발이지 그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막상 자기계발을 하려고 나서 보라. 무엇을 목표로 자기계발을 할 것인지 쉽게 발견할 수 없을 뿐더러 자칫하면 조직내에서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원래 자기계발이란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즉, 조직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하여 자기계발을 하는 것인데 그것에 몰두하다보면 오히려 조직에서 왕따당하거나 퇴출을 자초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라



경영자들은 입만 열면 인재육성과 자기계발을 외치지만 막상 야간 대학원이라도 다니려면 눈총을 주고 뒷다리를 걸고 몽니를 부리는 상사가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우리 나라의 유명한 재벌회사에서 자기계발로 전국적 인물로 부상했던 아무개씨는 상사의 견제와 주위의 시샘으로 결국 회사를 떠나야 했던 사례도 나는 알고 있다.

주위의 장애도 문제지만 내부의 장애도 만만찮다. 우선 본인 자신이 좀 더 편하게 살고자 하는 본능적 갈등을 극복해야 함은 물론, 부인이나 남편 등 가족의 협조도 이끌어내야 한다. 예를 들어, 남편으로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계발의 긴 여정을 출발하려 해도 아내가 주말마다 산과 들로 함께 놀러 다니기를 강권한다면 자기계발은 불가능해지거나 가족의 불화를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토록 걸림돌이 많은 것이 자기계발이다. 그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말씀이다.

자기계발을 하기로 결심했다 하더라도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지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어학공부를 할 것인지, 대학원을 다닐 것인지, 공인중개사 같은 자격을 취득할 것인지, 아니면 나처럼 책을 쓸 것인지, 생각할수록 간단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23년에 걸친 자기계발의 과정을 통해 나름대로 깨닫게 된 자기계발의 요령을 말하라면, 나는 ‘일단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어학이든 대학원이든, 자격증취득이든 저술이든 간에 자신의 입지를 강화할 만한 ‘꺼리’라고 생각되면 일단 시작하고 볼일이다. 자기계발은 그 과정을 통하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궤도 수정을 하게 된다. 단 한방에 끝장을 낼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질 않다. 꾸준히 공부하고 연마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는 보완과 수정을 거치면서 어느 날 계발된 자기를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이치가 그러함에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무엇을 할 것인지 계산하고 망설이고 고민하다가 기회를 상실하곤 한다.



일단 그곳에서 승부하라



또 한가지 조언하고 싶은 것은 그 직장을 떠나기 위한 자기계발이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 몸담고 있는 직장이 희망이 없는 곳이라면 당연히 떠나기 위한 자기계발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지금 있는 그곳에서 승부를 거는 자기계발을 추구할 것을 권한다.

지금 몸담고 있는 그 조직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욱 보탬이 될 ‘꺼리’를 만들어서 꾸준히 정진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 조직에서 인정받고 아낌을 받는 탁월한 사람으로 자리 매김을 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 계발이라고 할 수 있다.

설령 언젠가 그 직장을 떠나 다른 분야에서 자기를 실현하더라도 지금 있는 그곳에서 성공한 사람이어야 다른 곳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바로 인식해야 한다.

만약 자기계발이라는 미명하에 엉뚱하게 한눈을 팔다가는 당신이 스스로 떠나기 전에 조직으로부터 강제 퇴출 될 게 뻔하다. 그렇게 되면 자기계발은 결국 자기파멸로 귀결되고 말 것이다.

미래가 불안하고 불확실하기에 전전긍긍하며 자기계발에 관심을 갖는 직장인들이 많기에 한 말씀 던져봤는데, 아무쪼록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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