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채 시장의 위축은 가뜩이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소비시장에 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된다.
이와 관련해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수출과 생산 등 실물지표가 회복되며 경기가 3분기 이후 바닥을 통과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소비 회복은 내년 상반기가 돼야 가능하다"며 소비 회복 시 기를 늦춰잡았다.
■카드채 위축 `경고등`
지난 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카드채 발행규모는 불과 2030억 원에 그쳐 카드사들이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 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채 발행물량은 지난 7월 카드사들이 증자를 마친 직후 잠시 1조 원을 넘었지만 8월 5735억원, 9월 6680억원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고 10월에는 실질적으로 카드채 발행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채 발행잔액도 7월 말(25조5356억원)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면 서 이달 5일 현재 23조6678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채 발행잔액은 카드회사들이 채권 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를 의미한다.
이처럼 카드채 거래가 급감하면서 채권시장에서 카드채 수익률도 큰 폭의 상승세(채권값 하락)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9월 연 7.74%대까지 떨어졌던 1년 만기 LG카 드채의 유통금리는 이달 4일 현재 연 8.23%대로 뛰어올라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월 초 연 8.90%까지 떨어졌던 1년 만기 외환카드채 평가수익률도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연 9.05%까지 올랐고, 연 5.4%대까지 떨어졌던 1년 만기 삼성카드채 평가수익률은 연 6%대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 계됐다.
이와 관련해 고승범닫기

고 과장은 "카드사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만큼 시장의 우려에 비해 상황은 훨씬 낙관적이며 상황이 악화돼도 일부 카드사들은 추가 증자를 통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덧붙였다.
■가계 디폴트 소비 회복 지연
카드채 시장이 다시 위축되면서 `카드사 자금조달 애로→개인 신용한 도 축소→가처분소득 감소→소비 불황 가속` 등 악순환 구조를 부추 기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박사는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에 압박을 받을 경 우 현금서비스 한도 확대와 신용판매용 마케팅 전략 등 정상적인 영 업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결제액이 당분간 줄어들고 가계부채로 가처분소 득이 급감한 개인 소비자들은 지갑을 더욱 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 명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6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전체 가계 중 40%가 사실 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전 분기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하면서 42.3을 기록 했다.
이는 2000년 4분기(41.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로써 소비자태도 지수는 3분기 연속 하락했고, 지난해 4분기 이후 5분기째 기준치(50) 를 밑돌았다
허과현 기자 hk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