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 - 고액투자자 많은 대형사 피해가 클 것
증권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정액제가 지난 월요일 본격 시행된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대형사의 경우 수수료에 민감한 고객층이 넓은 중소형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중소형사에선 오히려 고액투자자가 많은 대형사가 장기적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지난 2000년 한 차례 휘몰아쳤던 수수료 인하경쟁시 수수료에 민감한 고객들은 이미 다 빠져나가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회사 신뢰도를 비롯, 리서치 역량, 영업 관련 인프라 등을 감안한다면 기존 고객들의 이탈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증권사의 경우 수수료가 업계에서 가장 높은 데 반해 시장점유율(MS)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런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사 한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건당 400만∼500만원 거래규모부터 수수료가 정액제보다 비싸지는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4000만∼5000만원 수준에서 영향을 받는 데다 5000만원 이상을 거래하는 고객층이 적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대형사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동원증권에서 정액제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고객들이 수수료 체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더 싼 곳이 어딘가를 비교해 본다면 수수료가 비교적 싼 중소형사는 오히려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이는 고액투자자들이 1% 미만인 데다 데이 트레이더층이 두터워 주문시 HTS 이용료를 내야하는 이중부담으로 인해 고객들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한편 정액제가 시행된 이후 3∼4일이 지난 지금까지 고객들의 대규모 이탈현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폭풍전야를 맞이한 듯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동원증권은 김용규 사장을 비롯해 본사와 57개 영업점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수수료 정액제가 적용되는 ‘와이즈 클럽’ 서비스를 위해 가두 캠페인을 벌이며 홍보전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정액제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일부 증권사들이 충격완화 시한을 갖기 위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을 시행하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수수료가 높은 대형사들이 시장 점유율도 높다는 사실에 유추해 본다면 장기적으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