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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도입초기에 잡아야 한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9-18 00:34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방카슈랑스가 새로운 보험판매방식으로 우리나라에 허용된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다. 따라서 비록 이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시일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도입초기의 현황에 대한 초보적인 평가를 시도하는 것은 가능하고 또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방카슈랑스란 보험판매 전용대리점이나 모집인에 의하지 않고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여러 금융기관중에서도 은행이 이런 역할을 가장 많이 수행하기 때문에 은행과 보험을 합친 방카슈랑스라는 용어가 탄생하기도 하였다.

방카슈랑스가 가지는 장점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겸업주의가 가져다 주는 범위의 경제라는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방카슈랑스는 이와는 구별되는 또 다른 의미에서 그 도입이 거론되어 왔었다. 그것은 방카슈랑스가 보험사 특히 생명보험사들이 구축해 놓은 진입장벽을 우회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주지하듯이 우리나라의 생명보험 상품은 설계사라고 불리는 모집인 조직에 의해 판매되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그런데 이 모집인 조직을 구축하는 데에는 상당한 초기투자가 필요하고 또 이를 유지하는 데에도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모집인 조직은 국내의 몇몇 선발 생보사들이 자신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진입장벽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외국 생보사들이 우리나라에 진입하여 재미를 보지 못하고 손을 들었던 이유중에는 이 막대한 모집인 조직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방카슈랑스는 이런 상황에서 모집인 조직 이외의 판매통로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중요한 추가적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일부에서는 방카슈랑스의 도입이 보험산업에서의 경쟁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는 보험소비자의 후생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방카슈랑스의 도입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이중에서 어떤 것은 역시 우리나라의 고유한 특성에서 연유한 것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걱정이 우리나라의 상당수 대형은행들이 이미 외국계 보험사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방카슈랑스의 행로가 왜곡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외환위기 이후의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은행들이 외국투자자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들 외국투자자들이 외국의 대형 보험사와 직간접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방카슈랑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판매를 담당하는 은행은 보험상품의 판매에 대한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관심을 넘어 외국 보험사와의 긴밀한 관계를 반영한 특수한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특정 보험사의 상품을 강매하거나 은행의 다른 금융상품과 연계하여 판매하는 등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도 거론되었다.

방카슈랑스가 시행된 지 아직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여러 기대와 우려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시행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부 불미스런 행태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자아내기에 족하다. 특히 구시대의 유물로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으로 치부했던 꺾기나 끼워팔기 등의 행태가 일부 은행창구에서 부활했다는 보도는 그런 우려의 증거인 것 같아 씁쓸하다.

물론 이런 몇 가지 불미스런 영업행태가 방카슈랑스라는 새로운 물결을 전적으로 되돌릴 수는 없고 또 그래서도 안된다. 특히 그동안 경쟁의 무풍지대였던 보험시장에 대해 경쟁압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방카슈랑스는 어떻게든 우리나라에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에 대한 감독과 계도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은행과 외국계 보험사간의 특수한 관계에 주목하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은행상품과의 부당한 연계나 특정 보험상품의 판매에만 집중하는 배타적 거래관행에 대해서는 제도의 도입초기에 철저한 단속과 지도가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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