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각광을 받던 이른바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이 과열화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업계에 큰 손실을 입힐 전망이다.
2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반 이후부터 본격화 된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선발업체인 한솔, 한국, 진흥, 텔슨, 솔로몬 등의 뒤를 이은 후발업체들의 무분별한 시장진입과 함께 대출금리 및 취급수수료 대폭 인하로 인해 수익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맞물려 부동산경기 급랭까지 겹쳐 저축은행업계에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부동산개발업자나 지주가 건물시공 등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조달하고, 그 수익을 금융권과 나누어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토지나 건물에 담보권을 설정한 후 연 10~15% 정도의 금리로 6개월이나 1년 정도 만기로 대출해 주고 부동산개발 이후 1~2%정도 수익을 수수료로 분배받는 일반적 의미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성격과 부동산담보대출 성격을 혼합한 형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간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한 돈은 1조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늘어난 예금은 약 2조 5000억원으로 프로젝트 투자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즉 고객들로부터 신규로 유치한 예금의 40% 이상을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투자한 것이다.
올해 한솔이 약 2500억원을 쏟아부은 데 이어 한국과 진흥이 각각 1000억원, 솔로몬이 980억원 대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문 대출을 크게 늘려 총자산 대비 35~40%를 투자한 곳도 있다.
심지어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해본 경험이 없는 저축은행에서 전문가를 영입해 이 분야에 신규로 진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하락이 예상되면서 자칫 미분양 사태가 속출할 경우 대출금리와 취급수수료를 대폭 낮춘 후발 저축은행들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2001년까지만 해도 업계는 대출금리 연 13~14%, 취급수수료 3~5%를 징수해 연 2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중반부터 여러 저축은행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너도 나도 뛰어들면서 제살깎기식 경쟁으로 대출금리를 연 9~12%, 취급수수료를 1~ 2%까지 대폭 낮춰 수익성이 예전만큼 못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칫 업계 전체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미분양으로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대출규모가 수백억원 대에 이르는 소규모 저축은행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결국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식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확장이 업계 전반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솔저축은행 방한성차장은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무분별하게 사업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업영역 분석 및 교육을 통하여 전문가를 양성한 후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뛰어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성모 기자 hs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