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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떠나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7-12 18:33

농협중앙회 상무, 경제학 박사

최근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카피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동안 일을 열심히 했으니까 이제 훌훌 털고 일로부터 벗어나보라는 말이다. 그런 문구가 히트했다는 것은 우리들의 일상이 얼마나 많이 일에 찌들어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들은 밤낮없이 일에 파묻혀 산다. 여기서 말하는 일이란 업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사로부터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뜻에서의 일이다. 주5일 근무제로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일 중독증’이라는 말이 입에 오느내릴만큼 일 중심의 생활을 해 온게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일 중독증’처럼 서글픈 게 없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지만 일에 파묻혀서 인생을 삭막하게 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사람들 중에는 일하는 것이 놀이나 휴식을 하는 것보다 더 즐겁고 보람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마디로 별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제아무리 재미있는 일거리도 놀이보다 더 흥미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자아실현이나 성취를 추구하며 일에 몰두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그런 것들을 훌훌 털어 버리고 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휴식을 통하여 재충전되어야 의욕이 솟게 마련이고 머리도 맑아진다. 그래야 생산성이 더 높아지고 다음 단계의 성취를 계획하며 더욱 더 정진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심장 전문의 프리드먼 박사가 연구한 결과를 보면 일 욕심많은 출세지향형인 사람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사람들은 평소에는 피로를 모르며 열심히 일에 몰두해 직장내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벗어난 과잉의욕으로 결국은 무리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우리네의 40대 사망률이 세계 제일인 것도 바로 그래서이다. 그리고 막상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지금껏 무엇을 위해 이처럼 헐떡거리며 달려왔는지, 삶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한 우울증으로 괴로워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철저히 쉬어보자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요즈음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곳이 많아서 평소에도 휴식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다. 그러므로 여름휴가의 묘미가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휴가는 휴가다. 모두들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겠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철저히 쉬어보기를 권한다.

휴식은 낭비가 아니다. 그 자체가 생산적이다. 그것은 생활의 윤활유이고, 삶의 가치와 멋을 더욱 빛내주는 것이다. 일을 잘하는 것 못지않게 잘 쉴 줄 아는 것도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냥 쉬는 게 아니다. 쉬면서 뒤돌아보는 거다. 지금껏 왜 그토록 헐레벌떡 뛰어왔는지, 무엇을 위해 스스로를 닥달내고 가족을 희생해 가며 여기까지 왔는지 돌아볼 일이다.

또한 주위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어떤 상태인지도 점검해 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으로의 인생설계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 사람들은 대개가 성공지향적, 목표지향적이다. 베스트셀러의 목록에 올라있는 서책들도 ‘성공’ 일변도이다.

그러다 보니 성공에만 집착하게 되고 더 빡빡해지고 여유가 없어졌다. 인간적 훈훈함을 느낄 수 있는 여백이 없어졌다. 이번 휴가 때에는 성공이나 목표에 대한 집착을 일단 접고 삶의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좀 부려보는 게 어떨까.

“행복은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중에 발견되는 것”이라는 마가렛 런백의 말을 되새기며 목표보다 과정을 즐기는 자세를 다듬어 보는 것도 참 멋질 것이다.

그래 맞다.

그동안 숨돌릴 틈 없이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는 휴가를 떠나보라.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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