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IMF사태로 인한 구조조정 때문이었다. 그때는 사실 불가피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IMF를 극복했다는 지금까지도 그런 현상을 방치(?)함으로써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빨리 승진해야겠다는 조바심이 일고 고령자들에게는 조기 퇴직의 태풍이 불고 있다. 이것도 우리네 특유의 ‘빨리 빨리병’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조급한 백성이다. 작게는 밥 먹는 일에서부터 크게는 경제건설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속전속결이요, ‘빨리 빨리’다. 오죽하면 해외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볼 경우 환영의 인사말로 한마디 내뱉는 것이 ‘빨리 빨리’이겠는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빨리 빨리, 어서 어서’의 재촉 속에 살아간다. ‘빨리 일어나라’ ‘빨리 밥 먹어라’ ‘어서 학교에 가라, 심지어 손님을 맞이할 때의 인사말조차 ‘어서 오세요’다. 그 ‘빨리 빨리병’이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재발되고 세대교체라는 이름으로 부채질되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구조조정은 좋은 일이다. 경쟁력을 갖추자면 당연히 조직을 슬림화하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기준이 단순히 ‘나이’라는 데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IMF 당시에는 합리적인 기준을 세울만한 여유가 없어서 부득이 그랬다치자. 그런데 6~7년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계속 그 기준을 적용한다면 사실 막가파식 편의주의요, 직무유기라 할 만하다. 지금쯤은 명확한 인사기준과 평가방법에 따라 정말로 구조조정되어야 할 사람이 되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으면 경쟁력이 뒤진다고? 웃기지 마시라. 그처럼 무식한 발상이 없다. 한국사회는 나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사회다. 나이가 많아지면 그만큼 사려가 깊어지고 일에 대한 생각이나 직장에 대한 사고도 완숙된다.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최대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인맥의 폭도 넓어지고 일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도 젊은이보다 낫다.
그러나 열정에서 뒤진다고? 그것도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 오히려 고령자를 퇴출 대상으로 삼다보니 열정의 불씨를 조직적으로 꺼버린 셈이 됐다. 멀쩡한 사람도 몇 달만 바보 취급을 해 보라. 정말 바보가 된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분위기나 직장의 방침이 조기 퇴출이다 보니 고령자 스스로가 열정의 불을 끄고 무능력자로 주저앉고 마는 것이다.
직장이라는 조직이 왜 필요한가. 청춘을 다 바쳐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제 떠나라’ 한다면 그것은 조직으로서의 사회적 부담과 책임을 회피하는 게 된다. 평생을 다 바친 내부고객을 최대한 보호해 줄 때 그 조직이야말로 직장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임무를 다하는 것이 될 것이다.
50대면 짱짱하다. 60대라도 거뜬히 일할 수 있다. 역사상 노인이 더 생산적이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어느 회사의 광고 카피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어떻게 퇴출시킬까를 궁리할 게 아니라 임금제도의 개선이나 직무조정을 통해 고령자들의 생산성을 어떻게 더 높일까를 궁리해야 한다. 고령자들의 결점을 들추어내기 보다 어떻게 하면 그들의 능력과 지혜를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그 동안 그만큼 내보냈으면 됐다 싶다. 아니, 더 퇴출시키고 싶다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그리하여 고령자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더 큰 희망과 더 뜨거운 열정으로 직장에 기여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제 그 때가 온 것 같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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