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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성공신화 이어질까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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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05-05 17:01

김행장, 부실경영 책임론에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 강공
퇴진설 수면 밑으로 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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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은행의 주택노조는 1/4분기 실적악화가 경영진의 판단 착오에 의한 것이라며 CEO등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 때마침 불어온 ‘김정태 행장 퇴진설’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행내에서는 노조가 행장 퇴진운동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택노조는 시장 상황을 잘못 판단해 실적 악화를 부른 경영진이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일 뿐 결코 행장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양원모 주택노조 위원장은 “임원진에 대해 경영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최근의 경영상황 악화가 직원들의 자질 부족때문이 아니라 무리한 카드부문 확대 등 경영진의 판단착오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일뿐”이라며 “현재로서는 행장 퇴진운동을 벌일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임직원들간에는 행장퇴진을 두고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실적부진은 통합이후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시장상황이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초래된 상황이라며 어떤 누가 행장을 맡고 있었어도 피해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옹호론이 있는가 하면 비은행 출신인 김행장이 국민-주택 합병으로 탄생한 거대 국민은행을 이끌기에는 역량부족임을 드러낸 것으로 지금이라도 행장교체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행내외를 망라한 대부분은 현시점에서 행장 교체가 국민은행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행장퇴진을 주장하는 일부조차도 합병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김행장 퇴진은 가뜩이나 추락한 주가와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며 현시점에서는 ‘행장흔들기’보다는 난국타계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



지난 2일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이 월례조회에서 밝힌 ‘책임질 일은 책임 지겠다’는 발언은 실적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에 대해 CEO로써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행장의 발언에서 퇴진의사를 찾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업계에서는 만약 정부가 김행장에게 퇴진 압력을 가한다 하더라도 쉽사리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일단 정부가 9.33%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는 하지만 행장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과반수 참석과 총 주식의 25% 동의를 얻어 해임 결의를 내야 한다.

그러나 지배구조 투명성에 투자가치 비중을 높게 보는 외국인이 전체 주식의 70% 가까이를 소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에서 이 같은 해임 결의가 이뤄지기도 어렵고 대외적인 시선 때문이라도 해임결의를 위한 주총 소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정부가 국민은행의 실적악화를 명분으로 이런 무리수를 두려해도 대부분 은행들이 비슷한 처지에 있어 김행장의 경영능력을 평가절하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편 국민은행은 정부의 영향력 밑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하면서까지 정부지분 매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가 국민은행 지분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에서는 ‘리딩뱅크’로써 시장의 금리결정권을 쥐고 있는 국민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쉽게 지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부는 국민은행 주가가 최고점을 기록했을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매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매입가는 사실상 안 팔겠다는 의사나 다름없다” 며 “정부 지분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이는 것은 외국인을 비롯한 다른 주주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김행장 행내 기반 다지기 나서



김정태행장은 흔들리는 행내 기반을 재구축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직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달 초부터 전국 지역본부와 강원지역, 제주지역 등 18개 지역을 쪼개 일정을 나누어 순회하며 직원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같은 김행장의 행보는 국민은행의 1/4분기 수익이 90%가량 떨어지는 등 통합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에서 연체관리 등으로 업무가중에 시달리고 있는 영업점의 사기진작과 위기돌파를 위한 기반구축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9일 서울 강서지역본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9개 지역의 영업점장을 비롯한 각 직급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매 간담회에는 지역 영업점장 30여명을 비롯해 계약직을 포함한 각 직급별 대표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행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은행의 상황을 설명하고 연체관리에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영업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윤리경영과 금융시장 동향 은행 경영현황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직원들의 궁금사항에 대해서 직접 답변할 수 있는 것은 그 자리에서 답을 주고 불가능한 부분은 주무부서에 지시해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이달 27일 강원지역을 마지막으로 일단 이번 지역순방을 마무리할 계획이나 이후에도 임원들로 하여금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고 현장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할 방침이다.



■ 퇴진설 다시 물밑으로 잠복



지난 98년 주택은행장에 입성한 김정태행장은 그간 ‘성공한 경영인’의 대표격으로 인식돼 왔다.

99년에는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으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자 및 금융인으로 인정받아 왔다.

2001년에는 자산규모에서 업계 1위였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며 통합은행장으로 선임되었고, 이후에는 수차례 ‘올해의 CEO’ ‘현역최고 CEO’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김행장의 성공신화가 실적부진에 이은 퇴진설로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 막을 내릴 시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도 6만원선에 이르던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일부에서 행장 퇴진설이 흘러나온바 있다.

재경부 초청강연에서 재경부부터 개혁하라는 호통을 치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던 김행장에게 감정이 상해있던 경제관료들이 실적부진과 주가하락을 빌미로 김행장을 밀어내려한다는 소문이 잠시 떠돌았으나 국민은행은 주가하락에 항의하며 행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표시하는 주주들에게 대안부재를 강조하며 설득에 나섰고 퇴진설은 곧 시장에서 사라졌다.

또다시 김행장 퇴진설이 불거졌던 지난주에는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김부총리는 “은행장 흔들기는 있을 수 없으며 정부는 시중은행장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국민은행장 낙마설과 관련해 인사 불개입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물론 금융계에서는 퇴임 관료들의 자리 만들기 차원에서 시중은행장 흔들기는 계속 될 것이라며 불개입 원칙 재천명에 그리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지만 김부총리의 진화작업에 힘입어 국민, 우리, 하나, 외환 등으로 이어진 시중은행장 퇴임설은 다시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주까지 연장된 감사원의 국민은행 감사결과가 발표되는 시점이며 수익악화의 주범인 연체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장담한 6월이 지나면 김행장의 진퇴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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