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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게 떠나는 은행장, 훗날 당신의 모습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5-05 16:48

[기자수첩]

올 봄에도 어김없이 은행장 교체설이 금융권에 확산되고 있다. 자리를 내줘야 할 은행장은 물론이고 새로 자리를 메울 인사들의 실명이 공공연하게 시장에 떠돌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그렇게 소문이 난무하던 끝에 외환은행장, 조흥은행장이 바뀌었고 올해도 예년 수준 이상의 은행장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그리고 그 이전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떠날 은행장이나 신임 은행장으로 손꼽히는 인사들에게는 한결 같이 ‘그래야만 하는’ 이유들이 따라붙는다. “실적이 부진하다. 지금쯤 바뀌어야 조직이 한단계 발전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오는 것보다는 그나마 다행이다” 등등.

일부에서는 지금 있는 대부분의 은행장들이 그렇게 자리에 앉은 마당에 이제 와서 반강제적으로 등 떠밀려 자리를 내준들 무슨 문제가 있겠냐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장들이 아니라 은행원과 은행이다. 어차피 은행장이야 돌고 돌아서 자기 차례가 되면 누군가는 오게 될 것이고, 올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빨리 왔으면 하는 것이 은행원들의 소박한 희망사항이다.

은행 안에서 떠들어 봤자 은행장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소수의 사람들 귀에는 들리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정의의 사도처럼 은행장 교체의 부당함을 몇마디 언급하는 것도 “우리 언론은 할 바를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소”라는 면피용이며, 새로운 은행장이 취임하자 마자 서로들 먼저 인터뷰 시도를 하는 모습을 한두해 보아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럴진데 어느 은행원이 은행장 바뀌는 것에 신경을 쓸 것이며 신경 쓸 틈이나 있겠는가. “바꿀 것이면 빨리 바꿔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계속할지 처음부터 다시 검토할 지 결정하게 해 달라”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계속해서 차기, 차차기 은행장으로 오도록 예정된 사람들이 지금도 존재한다면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그렇게 은행장으로 온다면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은행을 서럽게 떠나야 할 것이라는 것을.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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