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여러 업체가 경영악화로 부도를 맞았으며 여타 업체들도 문을 닫지 않았을 뿐이지 개점휴업상태인 업체도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외형만 부풀리는데 신경을 써온 중소규모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의 e-비즈니스 열풍에 편승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업체들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이들 업체들의 경영악화가 최근의 IT경기침체뿐 만 아니라 저가 수주 등으로 인한 수익악화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들이 금융 IT 프로젝트수주를 위해 저가 수주에 나선 것이 경영악화를 불러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본질적인 것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장기적인 전략부재가 더 큰 원인이라는 점이다.
이미 이전부터 변화의 기운은 있었다.
금융권의 e-비즈니스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변했으며 그동안 이들 업체들은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맛좋은 치즈’는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었지만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두가지의 유형이 있다. 미리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했더라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이다.
안락함과 풍요로움은 송두리째 없어지지 않는다. 한때의 안락한 생활에서도 항상 현실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태를 지나치게 분석하지 않더라도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최근의 불경기라는 부당한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하다.
새로운 치즈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늦어질수록 현실에 대한 적응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전문성과 차별성이 없다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두 마리의 생쥐와 두 명의 꼬마인간이 나오는‘내 치즈를 누가 옮겼을까’라는 우화가 지금 금융IT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시 운동화끈을 질끈 동여매고 새로운 창고를 찾아 떠나야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장시형 기자 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