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모방에 따른 논란은 어제 오늘만의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 삼성화재의 RV자보상품 출시는 손보업계에서 가장 적은 점유율을 지닌 그린화재와 리딩컴퍼니인 삼성화재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논쟁의 초점이 집중되고 있다.
RV자보특약은 그린화재가 지난해 10월부터 전사적 차원에서 실시해온 특화분야로서 자보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기존 긴급출동서비스에 별도의 추가비용없이 RV특약이 적용돼 가입자들에게 좋은 호평을 받고있다.
이 같은 호평 덕분에 그린화재는 오는 5월부터 특약의 일부를 강화하고 보장기능을 현재보다 세분화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금감원 인가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 동부, LG화재 등 다른 대형손보사들도 RV자보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시장 내 경쟁 윤리상 그린화재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상품을 출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삼성화재 ‘애니카 RV자동차보험’ 출시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출고되는 신차 중 30%가 RV차량으로서 자보시장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삼성화재가 새 회계연도 실시와 더불어 실시한 것 같다”며 “자유스런 시장경쟁 체제에서 RV자보상품을 출시한 것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여지는 없지만 손보업계 리딩 컴퍼니로서 RV시장에 무조건 뛰어든 것은 한번쯤 재고해봐 할 문제였다”고 꼬집고 있다.
즉, 보험산업의 공정한 발전과 시장확대를 위해서는 삼성화재의 진입이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진입 전까지 업계에 시장진입의 당위성을 마련해야 할 책임을 져버렸다는 것.
삼성화재도 이 같은 업계 내 부정적인 시각 때문인지 기존 그린화재의 RV상품과는 마케팅 전략부터가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그린화재의 RV특약에 비해 연료별 맞춤형 차량점검은 물론 레저용품 손해 담보, 주말 및 휴일 사고시 확대보상, 소액부착물에 대한 일괄담보특약을 추가적으로 신설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과 차량별 타깃마케팅을 통해 출시 목적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설명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그린화재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진출에 대해 그다지 위협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RV자보에 대해 낯설게 느끼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삼성화재의 진출로 인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삼성화재가 다양한 특약을 준비해 시장에 나섰지만 그린화재도 이에 따른 보충 특약을 이미 마련한 상태며 금감원 인가만 받으면 돼 오히려 RV시장에서 좋은 경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