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이어 증권업계의 방카슈랑스 추진이 가시화되면서 생보사와 증권사간 물밑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손보사는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특성상 투자성향이 강하면서 노후까지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 없는 손보업계의 현실상 증권업계와의 방카슈랑스 제휴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제휴 후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가 어려워 사업추진에 고심하고 있다.
생보사의 경우 변액연금보험과 향후 변액유니버설보험 등 투자와 보장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선진형 보험상품을 주무기로 내세우면서 증권업계와 새로운 수익모델을 추진하고 있지만 손보사의 경우 증권사에게 메리트를 줄 수 있는 마땅한 상품이 없어 오는 8월 방카슈랑스 시행까지 시장형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 업계의 방카슈랑스 1단계 허용범위인 개인연금과 주택화재보험, 특종보험(단체상해제외), 장기저축성보험만 허용돼 사실상 생보업계에 비해 팔 수 있을 만한 상품이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삼성, 현대, 동부, LG 등 대형손보사들은 향후 방카슈랑스 시장확대를 염두에 두면서 증권사와 제휴를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지만 제휴선이 확보된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영업활동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대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와 방카슈랑스 제휴를 맺더라도 기업물건은 팔기 힘들고 개인보험과 관계된 보험상품을 판매해야 되는데 1단계 허용범위 안에서 팔 수 있는 손보상품으로 장기저축성보험이나 연금상품밖에 없다”며 “증권사 고객들의 경우 투자성향이 강하고 보험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한 만큼 생보에 비해 가입매력이 떨어지는 손보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란 사실상 힘들다”고 밝혔다.
손보사들은 우선적으로 4월중 대다수 증권사가 방카슈랑스 제휴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한 뒤 이후 증권사와의 실무협의를 거쳐 손보와 증권을 연계할 수 있는 상품 및 시스템 구축 등을 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2005년 4월 이후 허용되는 2단계 방카슈랑스 판매범위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손보사의 핵심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개인용)과 제3분야 보험 등 장기보장성 보험을 증권사 자산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수 있는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각 손보사들은 증권사와 제휴를 체결한 후 시장추이를 지켜보며 방카슈랑스에 대한 교육과 IT, 상품 부분에 대한 세부적인 협의를 해 나갈 방침이다.
IT구축과 관련해서는 방카슈랑스 사업시행을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구축과 보험사와 증권사간 정보 공유를 위한 인터페이스 구축 두가지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상품에 대한 각 보험사별 코드가 서로 다르고 이를 통합할 수 있는 시스템 작업 역시 어려워 3개월의 짧은 기간 내에는 시스템 구축이 사실상 불가능해 오는 8월까지 증권업계와 본격적인 방카슈랑스 사업시행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