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대신생명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녹십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식 사적 의료보험제도에 관심을 보이면서 상품 및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녹십자가 대신생명 경영정상화를 위해 상품개발과 새 시스템 도입을 위한 세부계획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녹십자는 대신생명의 현 구조로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 미국식 사적보험제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식 사적 보험제도는 현재 정부에서 2005년께 도입할 예정인 민간의료보험제도와 유사한 모델로서 현재의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보험사들이 의료보험의 일부를 보완적으로 상품화해 내놓은 것을 말한다.
이는 현재의 건강보험과는 다른 개념으로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약품을 구입하거나 이에 대한 의료수가를 지불할 경우 민영보험사들이 국민의료보험과 마찬가지로 보험혜택을 가입자들에게 주는 것이다.
표준적인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 현재의 의료보험제도가 민영의료보험으로 바뀔 때 특진 등의 분야를 상품화 할 수 있어 의약업계의 경험이 많은 녹십자로서는 고가의 의료서비스를 상품화시킬 수 있어 시장성이 상당히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의약업계에서 쌓아온 데이터베이스와 노하우를 총동원해 민영의보 도입 시 까지 상품판매와 개발, 운영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도입 고려 중인 미국식 사적 보험제도에 대한 자료수집과 연구를 확대해 민영의보시장의 틈새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영의료보험도입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추진방안이 아직까지 확정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어 미국식 사적보험제도 도입은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헬스케어서비스와 연계한 상품을 내놓고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장기간병보험 시스템을 구축하고 병원 및 약국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험판매와 서비스를 함께 해나가는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녹십자와 대신생명 매각이 올 9월쯤 완전처리 될 것으로 보여 그 이후에나 상품 및 시스템 구축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현재 0.7%에 불과한 대신생명의 시장점유율이 2%수준은 돼야 상품판매 및 정상적인 회사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빠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쯤 돼야 실질적인 회사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녹십자가 대신생명을 통한 종합헬스케어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한 만큼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것”이라며 “미국식 사적보험제도를 연구하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대신생명이 단기간에 경영정상화가 되기 힘들다고 볼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중인 것 같다”고 밝혔다.
문승관 기자 sk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