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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신용조사 전문기관 설립 시급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3-29 20:10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한국은행의 2002년 자금순환 동향에 의하면 개인부문의 금융부채가 한해동안 103조원 증가하여 45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대출에서 개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에 처음으로 50%가 넘었으며,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도 떨어져 가계부채의 부실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가계부채의 급증은 은행들이 IMF 위기이후 신용위험이 증대된 대기업에 대한 대출은 기피하고 가계대출 위주의 자금운용을 해온 탓이다. 우리나라의 가계대출 비중이 아직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는 하나 국민소득 수준에 비출어볼 때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가계부채의 부실화와 자금흐름의 왜곡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은행이 가계대출위주로 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살펴보면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에 대한 대출 수요는 있으나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정보가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개인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은행들의 본연의 임무인 신용정보 생산기능을 소홀히 한 점은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성장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의 발전이 중요한데도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정보의 부족으로 성장가능성이 있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부족에 직면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의 훼손이 크게 우려된다.

금융시장에 만연해 있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의 해소를 통한 금융시장의 발전과 중소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소기업 신용조사 전문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나 참여정부의 관심은 크지 않은 느낌이다.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백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신용조사 전문 기관들이 민간베이스로 설립되어 금융시장의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인프라의 구축이 미흡하기때문에 중소기업의 신용조사에 필요한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민간 위주의 신용조사기관의 설립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외국에서는 기업의 신용위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는 공공신용정보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외부에 공개되어왔으나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신용정보의 획득이 어려워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을 파악하는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예를들어 체납정보와 1차부도정보는 신용정보집중기관에 한하여 정보가 제공되지만 경제사범 정보나 연금, 건강보험료, 전기요금등의 공과금 체납정보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공공신용정보들은 공개를 위한 법적근거가 없어 관련 공공기관들이 공개를 꺼리고 있으나 하루빨리 법적근거를 마련하여 공공신용정보의 공개와 유통이 가능토록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공공신용정보들을 신용조사전문기관에 축적해나간다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을 판단하는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설립된 신용조사전문기관은 현장방문 위주의 신용조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및 영세 기업들은 회계자료들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곳도 많지만 그나마 작성된 재무제표들 조차도 신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년에 최소한 2번 이상은 현장 방문을 하여 재무제표의 확인과 더불어 비재무적 정보의 수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비재무적 정보는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을 판단하는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때문에 경영자에 대한 금융정보나 동종업종내에서의 경쟁 수준, 그리고 경쟁환경등에 대한 비재무적 정보들을 철저히 조사한후 신용위험 분석시 이들을 반영한다면 신용위험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신용조사전문 기관의 설립은 금융정책 차원이 아닌 신용정보의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하여만 성공할 수 있다. 만약 금융정책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한다면 금융시장에서의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신용조사전문기관의 설립은 신용조사를 철저히 하여 현재 소홀히 하고있는 금융기관의 신용정보의 생산기능을 보완하고, 나아가 신용정보시장의 발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금융정책 차원보다는 신용정보시장의 발전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시장의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이대로 방치한다면 자금흐름의 왜곡으로 인한 성장잠재력 상실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라는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금융시장과 중소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신용사회 및 신용경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도 중소기업 신용조사 전문기관의 설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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