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수출기업들이 엔화대출을 중심으로 한 외화대출을 늘릴 경우 원/엔 환율이 급변동하게 되면 막대한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환율위험을 일정 범위내에서 헤지하면서 원화대출보다 낮은 금리의 달러화나 엔화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은행권의 통화전환옵션부 외화대출 수요가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들이 지난해말부터 기업들에게 신규대출시 시설자금용 대출만으로 제한한 것도 시장 정체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환율이 안정적이었던 지난해 국민 외환 신한 한미 우리은행 등 5개 은행의 옵션부 외화대출 잔액은 19억달러 선이었다.
그러나 올해들어 환율변동이 심해지면서 기업들이 대출수요를 줄이는 바람에 올해 1~2월, 두달 동안 대출 취급액은 67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은행마다 월 평균 1000만달러 내외로 대출이 이뤄진 것에 비하면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환율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 환리스크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신규 차입을 늘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며 “은행들도 특별히 자금수요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별로는 엔화자금 수요가 많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말까지 7억달러를 판매했으나 올해 2월말까지 2100만달러의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동안 우리은행이 4억달러를, 국민은행이 3700만달러를 대출했었다.
정책자금 수요가 많은 산업은행도 지난 1999년부터 옵션부외화대출을 취급해 지난해까지 7억3200만달러를 대출했으나 올해는 360만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편 원/엔 환율이 급등(원화가치급락)하고 있어 엔화대출을 많이 쓴 중소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은행별 취급 현황>
(단위 : 백만달러)
(자료 : 각 은행)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