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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위험증후군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3-05 19:50

김동기 학술원회원, 고려대 명예교수

최근들어 미국경제침체, 일본경제의 장기불황지속, 국제유가상승 등의 국제경제의 악화에 겹쳐 국내정치불안, 공직자 사회의 기강해이, 증권시세 폭락 및 연이은 정경유착 사건의 속출에 따른 정치불신 팽배 등으로 한국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게 위험증후군(crisis syndrome)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증후군 중의 하나가 가계부채 급증과 과소비 풍조이다.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계신용잔액은 439조원에 달해 가구당 평균부채는 3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신용중 가계대출금은 391조원으로 총대출금의 약 80%를 차지했는데 가계대출의 56%가 주택관련 대출로 밝혀졌다.

싼 은행금리로 돈을 빌려 아파트 등 부동산을 사 놓았다가 값이 오른 뒤 팔면 원리금을 갚고도 엄청난 매매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심리로 이와 같은 부동산 투기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유동성공급을 억제하고 시중에 과다하게 돌아다니는 통화량을 회수하려면 가계대출, 특히 부동산 관련대출을 축소해 나가야 한다.

일본처럼 자산디플레현상이 일어나 주가와 함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은행은 부동산관련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고 마침내 가계대출이 불량채권화돼 은행도산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걱정하는 제2의 금융위기인 것이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소득이 별로 없는 대학생 등 신세대의 카드남용으로 카드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국민들 상당수가 가격이 비싼 외제 고급상품 선호로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이다.

가계소비지출 중 수입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월부터 6월말까지 전년 동기대비 무려 19.5%나 증가해 지난 5년 사이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와 같이 사치성소비재 수입급증은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는 관광여행수지 적자와 더불어 경상수지 흑자기반을 허물어 버리는 2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은 이상과 같은 우리경제의 위험증후군을 재빨리 모니터해 긴축경영쪽으로 경영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러한 긴축경영은 신규투자, 시설개선투자 등을 억제케 해 생산성과 생산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자본재와 원부자재 수입을 크게 감소시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낮아져서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처럼 자산디플레현상이 일어나면 부동산도 거품이 빠지면서 가격폭락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담보가치하락→개인파산증가→은행부실채권 증가→은행부실화와 도산 발생→공적자금 추가투입→정부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이제 정부도 안이하게 금리조작으로 사태수습을 하려고 하지 말고 보다 강력한 정책의지로 위험증후군을 제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가계대출억제의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과 BIS(국제결제은행)가 정한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위험가중치 인상과 주택담보인정 비율을 낮추는 정책을 강도 높게 펴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주요 대기업이 이익증가를 보인 것은 기술혁신, 신제품개발, 노동생산성향상과 같은 국제경쟁력 강화 때문이 아니라 저금리, 환차익, 지분평가액 증가 등과 같은 경영외적인 요인에 의해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기업도 체질개선을 위해 가일층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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