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은행인사에서 여성 승진자는 매년 한두명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은행장이 직접 나서 여성을 지점장으로 발탁하는 등 세태가 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학연, 지연 등의 연고주의에 의해 승진인사가 있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성과 및 실적위주 등으로 은행영업 환경이 변하고 있는 것도 여성들이 능력을 인정받게 된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지난 3일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김길남 차장(47)을 일산주엽 기업금융지점장으로, 허영순 차장(46)을 대신동 지점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여성책임자(4급) 22명을 여성전문인력으로 기용했다.
산업은행도 지난달 인사이동에서 이례적으로 12명의 여성을 승진시켰다. 이들중 장명희 차장(45)은 3급 승진에 이어 잠실지점장에 파격 임용됐으며 하반기 승진예정자인 김세진 부부장(42)도 본점 주요부서의 팀장으로 발탁 기용될 예정이다.
또 외환은행은 최근 승진인사를 통해 한미자 차장(47)과 박대순 차장(42)를 각각 사상지점과 성서지점의 개인부문 지점장으로 발령했다. 전경희 부부장(47)과 이경희 부부장(47) 등도 각각 화곡본동 지점장 및 본점 외환업무실장에 임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은 여직원 비율을 20% 할당해 지난해말 합병후 가진 첫 인사에서 본·지점에 모두 347명을 승급시키는 등 여성할당제를 도입, 활용하고 있다. 이는 과거 과장(옛 대리) 승진자 가운데 여성비율이 옛 국민은행은 8∼9%, 옛 주택은행은 6∼7%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 신한 우리 조흥은행 등도 성과보수체계를 확대는 동시에 이 기준에 맞는 여성에 대해서는 승진인사를 늘릴 예정이다.
금융권 여권신장을 위한 모임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 관계자는 “은행권 전체에서 부서장급 여성인력 비중이 0.6%에 그치고 있는 등 아직도 여성에 대한 승진인사는 적은 편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여권 신장을 위해 여성할당제 도입 및 능력이 뛰어난데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승진에 누락되는 사례가 발생치 않도록 승진인사체계의 투명성을 제고토록 하는 등 은행들에 적극 권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수 기자 k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