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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銀 매각 ‘말 바꾸기’

김정민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01-15 21:34

[기자수첩]

“악마조차 ‘약속’을 어기기 위해서는 소멸을 각오한다. 죄의식 조차 없이 쉽사리 약속을 어기는 인간은 악마보다 더한 존재”라는 소설 속 대사는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텔레스의 독백으로 기억한다.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참여연대 김상조닫기김상조기사 모아보기 교수는 “지난 2000년 조흥은행의 독자생존을 이면합의에서 약속했던 정부가 조흥은행을 신한지주에 넘기려 하고 있다”며 “상황에 변해 매각이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책임자의 사과나 해명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전에도 금융산업노조는 당시 이면합의 내용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수차례 정부측에 약속이행을 요구했으나 가타부타 답변조차 없다.

또 대선기간중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두 차례에 걸쳐 조흥매각에 대해 헐값논쟁을 불식시키기 위해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한다며 차기정부에서 논의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파나 못 파나 두고 보라’며 정부가 조기매각을 강력히 주장하자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금 조흥매각을 연기하면 ‘대외 신인도’가 하락한다며 해외투자자들이 약속이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서울은행 매각 당시 하나은행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론스타 등 해외투자자들을 들러리로 세웠다는 의심을 받아왔으며 이런 의심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헐값논란, 신한과의 밀약설 등 각종 의혹들이 판치는 상황에서 신한지주로의 조흥매각이 ‘대외신인도 상승’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대선기간중 한 표가 급했던 정치인들의 약속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심할 뿐입니다.”

삭발한 채 근무하고 있는 한 조흥은행 직원의 솔직한 토로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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