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황건호 사장<사진>이 최근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메리츠증권의 올해 사업계획과 최근 증권업계에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는 올해 증권업계의 최대 과제인 구조조정 문제와 수익구조 재편에 대한 황 사장의 평소 소신을 여과없이 들을 수 있어 그 동안 직원들이 가지고 있던 궁금증이 해결되는 자리가 됐다.
황 사장은 올 해 메리츠증권의 사업계획을 크게 4가지로 가져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선 기존 영업방식의 변화와 신규 영업방식 개발 및 추진으로 영업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매진하는 한편 대형화를 위한 타 증권사와의 M&A도 계속 시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신속한 의사 결정 및 대응을 위한 경량의 수평적 조직구성에 중점을 두는 한편 직원들이 자율성과 유연성의 기초 위에 엄격한 자기절제와 솔선수범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가꾸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사장은 최근 증권업계의 생존과 관련된 화두로 떠 오르고 있는 대형화 및 전문화에 대해선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대형화와 전문화에 대한 개념은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안정기에는 조직의 힘이 크게 작용하지만 이런 전환기에는 경영진의 전문성을 토대로 한 판단과 행동이 중요한데 이러한 점에서 대형사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황 사장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메리츠증권이 살아 남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문화를 지향해야 한다”며 “다만 대형화보다는 중대형화로 나아가되 지금 메리츠증권이 가지고 있는 영역을 특화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또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자산관리업무에 대해서도 “모든 증권사가 자산관리영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발상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의 생각”이라며, “기본적으로 은행은 자산을 계속 쌓아 나가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스톡(stock)개념이고 증권사는 신속하게 움직이고 회전화면서 대처하는 플로워(flow)개념인 만큼 모든 증권사가 같은 조건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증권업계가 향후 자산관리영업으로 모두 전환되어야 한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황 사장은 수수료 경쟁 등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증권업계의 과열경쟁 풍토에 대해서 “일부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수수료를 대폭 인하한다고 해서 너도나도 수수료를 내리는 건 문제가 있다”며, “특히 대형증권사들일수록 수수료 인하 경쟁정책을 구사하는 데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최근 삼성증권이 위탁영업 경쟁 탈피를 선언한 것은 바람직한 행동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