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증권시장은 올 상반기 거래감소로 회계연도인 내년 3월까지 약 2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어 이 같은 발상 자체가 일종의 모럴헤저드가 아니냐는 것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증권시장은 신 건물로 이전하기 전인 작년 말부터 미술관 건립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소, 증권예탁원, 증권업협회 등 타 유관기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협소한 코스닥증권시장은 투자자들의 관심유도와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작년 말부터 미술관 건립을 검토해 왔던 것.
이에 따라 코스닥증권시장은 최근 증권업협회와 공동소유로 신사옥을 마련하자 건물 2층과 3층에 미술관 건립을 착수키로 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주식시장 침체와 각종 불공정거래 등으로 코스닥시장 거래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자 코스닥증권시장은 긴축예산편성의 일환으로 미술관 건립을 차후로 연기한 것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타 유관기관들과 비교해 투자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상징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미술관 건립을 계획했었다”며, “그러나 최근 시장상황이 안 좋아 일단 계획을 연기했다”고 말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우선 2층과 3층을 외부 기업에 임대할 계획이며 향후 재정 상태가 좋아지면 미술관 건립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는 코스닥 시장이 위축된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며, 회사의 상징물이 필요하다고 해서 코스닥시장과 별 관계도 없는 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거듭되는 적자로 타 유관기관들처럼 증권사들에게 한시적이나마 거래세조차 면제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술관 건립을 검토했다는 자체가 증권사들을 기만한 행위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협회비로 운영되는 유관기관들이 극심한 모럴해저드에 빠져 분에 넘치는 행위를 일삼는 일이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지만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코스닥증권시장마저 겉치레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