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은 산은이 본드 발행 당시 해외 투자기관들에게 배정을 많이 한 반면 국내 금융기관들에게는 당초 신청액의 일부만 배정해 기회손실을 보게 했다는 것이다. <표 참조>
지난 11월 6일 산은은 7억50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Global Bond)을 발행했으나 해외 투자기관에는 80%의 배정을 하고 국내 금융기관들에게는 당초 신청 금액에 크게 못미치는 1250만달러만 할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글로벌 본드 발행 당시 채권수익률이 상승, 이를 감안한 국내 기관들은 1000만달러 이상씩 배정을 원했으나 산은은 투자기관들의 신청액이 3배 이상 몰리자 국내 금융기관들에게는 신청금액의 10% 정도만을 배정했다.
반면에 외국계 기관들은 총 발행액의 80%를 배정받아 국내 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익을 보게 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신디케이션에 국내·외 기관들이 고루 참여한다면 국제시장에 별로 내세울 게 없지만 외국계 기관들의 참여비중이 높을 경우 대외 이미지 및 신용도 제고에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이를 위해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금리조건이 양호한 채권의 배정을 줄인 것은 지적될 사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주간사를 통해 참여기관의 비율을 조정할 때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차별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배정 구성비를 볼 때도 산은에서 인위적으로 조정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본드 발행에는 발행금액의 3배가 넘는 30억달러 규모의 신청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주간사와 상의해서 신청액의 10% 정도만 배분하는 관례에 따른 것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이 배분를 가지고 문제삼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산은은 이번 글로벌 본드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을 고금리 외채상환과 기업체에 대한 외화대출로 사용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의 금융기관별 배정액>
(단위 : 백만달러)(자료제공 : bloomberg)
김영수 기자 a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