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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조봉한 CTO겸 차세대IT 기획팀장

김미선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11-06 20:21

보장된 미국생활 박차고 은행원된 공학박사

차세대 핵심 개념은 ‘Moving at the Speed of Business’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으로 인해 미국에서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귀국, 핵무기 개발에 참여하는 재미 과학자 이용후 박사가 나온다.

국민은행 차세대 IT기획팀장이자 CTO(Chief of Technology Officer)인 조봉한(37, 사진) 박사는 2000년대의 이용후 박사라고 할 만 하다.

박정희 대통령이 아닌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행장의 설득으로 핵무기 개발이 아닌 은행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틀리지만 미국에서의 보장된 삶을 버리고 귀국한 점은 비슷하다.

조 박사는 지난해 7월, 국민은행에 영입되기 전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오라클 본사에서 거액의 연봉과 스톡옵션을 보장받은 소위 ‘잘 나가는’ 엔지니어였다.

국민은행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대우 조건을 제시했지만 조 박사는 차세대 IT시스템을 통해 시티은행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금융기관을 따라잡겠다는 은행의 비전에 매료돼 가족과 친구들의 반대를 무릅쓴 채 한국에 돌아왔다.

“미국은 모든 체계가 잡혀 있고 금융기관이든 IT기업이든 보수적으로 시스템을 운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미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여태까지 배우고 익혀왔던 지식들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귀국한 이후 바쁜 업무 때문에 새벽 1,2시에 퇴근하느라 여가를 즐길 시간도 거의 없고 아내의 불평도 늘어가지만 조 박사는 어느 때보다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집안일도 도와주지 못하니 아내는 지금도 매일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합니다만 차세대 프로젝트 자체가 워낙 재미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분들도 너무 좋습니다”

젊은 나이에 외부에서 영입돼 왔지만 늘상 벙긋 웃는 표정에 친근한 말투,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 덕분에 연배가 높은 행내 임원들이나 부서장은 물론 팀내 개발자와 컨설턴트들까지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 박사는 지난 87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와 도미, 97년 남가주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후에는 필립스와 오라클 본사에서 주로 기업용 솔루션 기획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학교시절부터 AI(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계속했으며 97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제1회 로봇 월드컵대회에서 1등상을 받기도 했다.

“AI분야를 연구하다 보니 정보의 수집과 가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로봇 축구대회에 참가하면서는 주어진 환경과 요건만 제대로 파악하면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지요. 국민은행은 국내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계좌와 금융거래 정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국민은행은 충분히 세계 수준의 소매금융 은행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조 박사가 말하는 국민은행 차세대의 핵심 개념은 ‘Moving at the Speed of Business’다. 국내 금융IT는 실시간 처리와 빠른 속도 등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요구만 잘 반영하면 최고의 시스템을 개발, 세계 IT와 금융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2010년 안에는 국내 IT산업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을 겁니다. 국민은행도 차세대시스템이 완성되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부터 이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국민은행과 시티은행의 차이는 프로세스와 인력에서 비롯되지만 IT시스템을 통해 이를 충분히 메꿔줄 수 있습니다. 국내 IT산업과 금융 산업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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