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해주던 은행들의 벤처투자가 엇갈린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산업은행 및 기업은행은 예년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 외환, 조흥 등 시중은행의 투자는 급격히 줄여 뚜렷한 투자 급감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9월말 현재 벤처에 총 770억원을 투자, 전년 동기 실적 570억원 대비 35.1%의 투자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산업은행의 총 투자규모는 약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까지 총 64개 업체에 570억원을 투자한 바 있고 연말까지 93개 업체에 총 788억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도 예년 투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9월까지 총 218억원을 벤처분야에 투자해 전년도 투자액 316억의 69%에 이르는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올해 벤처투자 규모를 작년도 수준인 32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반해 시중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벤처투자 급감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 벤처기업에 40억원을 투자한 바 있는 외환은행은 올 하반기에는 작년보다 25% 줄어든 3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벤처투자팀을 중소기업지원팀에 흡수 통합하고 작년 하반기 총 29억원에 이르던 벤처투자를 올 하반기에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
조흥은행도 7~8월간 투자한 금액이 10억원에 불과해 투자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산업은행 박병호 팀장은 “향후 IT산업 등 벤처산업의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아 투자의 양적 확대보다는 에버테크노, 케이비피, 모바일미디어텍과 같은 우수기술 보유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사후관리 및 경영지원을 강화하고 증권사와의 제휴를 통해 투자기업의 IPO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벤처금융실 김석흥 실장은 “IT경기가 전 세계적으로 침체돼 있는 가운데 투자심사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확실한 투자처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김종창 행장도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기술력과 창의력을 겸비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소영 기자 js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