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에게 있어서 PB업무를 제외한 전략 수립은 불가능한 정도로 PB업무는 금융업무의 중심에 서게 됐다.
VIP고객 본인에게는 당장에 필요한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 고객의 자녀 세대들에게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고비용 레저, 스포츠 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 수요가 있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현재 5억원을 초과하는 거액 정기예금이 지난해말에 비해 12% 증가했다. 특히 거액계좌는 3만9800좌, 102조89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각각 4200좌(11.8%), 12조9380억원(14.5%) 늘어나 거액 고객들에게 관심을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PB지점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프라이빗뱅크 강남센터’는 보름만에 1300억원의 예금고를 올렸고 조흥은행도 개점 1주일만에 100억여원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시장 성장의 잠재력은 더욱 크다. 메릴린치는 올해 100조원 안팎의 자산관리시장이 오는 2005년에는 168조원, 2010년 276조원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물론 국내 금융기관의 자산관리 수준은 아직 초보단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에게 돌아갈 몫은 여전히 많다는 게 금융계 중론이다.
조흥은행이 시장에 뒤늦게 참여했지만 밝은 전망을 하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아직은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앞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조흥은행의 PB사업부는 재정자문인(financial advisor)팀,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팀, 세금과 부동산 전문가들인 스페셜서비스팀 등으로 구분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경쟁 과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VIP고객의 입장에서는 금융사간의 경쟁으로 혜택이 많아졌지만 해당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즉 VIP고객의 경우 대출에 대한 수요도 많지만 여전히 예금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신이 미치는 기여도는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피(Fee)수익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문제다. 은행에서는 세무, 부동산 관리, 그리고 재테크에 대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노력만큼 보수를 받고 있지 못하다. 전문 인력의 스카우트와 영업등에 소요된 비용, PB지점 설치 비용, 기타 전산과 IT에 소요된 자금을 고려하면 수익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