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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답’ 벤처정책을 보며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9-29 19:56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고학근 부회장

벤처산업의 침체가 상당히 심각한 지경이다.

‘벤처’라는 타이틀이 더 이상 기업에게 도움이 안되고, 벤처캐피탈의 잇단 업무 포기가 있은지도 오래다. 코스닥시장 지수가 수년간 50~70선에 머물면서, 이제는 어떤 희망적 메시지도 들리지 않는다.

지난해만 해도 정부 부처별 벤처지원정책 경쟁은 백가쟁명을 방불케 했다. ‘3천억원 규모의 창투사를 직접 설립하겠다’, ‘벤처투자 보증제도를 실시하겠다’, ‘대규모 프라이머리 CBO 발행을 통해 벤처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등 정부의 과도한 직접 개입의도가 시장에 부담을 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무책이 상책인 듯, 모두가 하늘에서 비 내리기만 기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사실 벤처산업이 하루아침에 좋아질 수 있는 묘책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려울때야 말로 어떻게 무엇부터 준비해 나가겠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실천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벤처산업이 과열되었을 때 취해진 규제조치들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경제환경 변화에 그만큼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 벤처산업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회수시장의 문제다. 우리는 언제나 벤처기업의 숫자 늘리기나 벤처캐피털의 투자 독려에만 관심을 기울여 왔다. 회수시장의 문제는 늘 뒷전이었다. ‘자금을 풀고 투자를 독려하고 옥석을 가린다’는 식의 한계가 입증된 대책이 반복되면서, 투자를 해서 투자금 이상의 회수가 가능해야 벤처산업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는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대책은 외면해 왔다.

이것은 회수시장이 어느 한 정부부처의 독점으로 인식되어 왔고 이곳에 대한 개선논의와 비판이 금기시돼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초에 코스닥시장은 수요자의 니즈가 잘 받아들여지는 시장이란 목표로 출범했다. 그러나 이 시장 역시 독점적 지위를 가진 운용자가 편의로 운영하는 시장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운용자가 다 알아서 한다는 식이 벤처산업을 멍들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호예수(Lock-Up) 제도이다. 이 제도가 벤처캐피털의 투자부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근본적 개선은 수년이 지나도 기대할 수 없다. 벤처캐피털만 못 팔게 해 놓으면 벤처기업의 주가가 보호될 수 있다는 식의 거친 규제가 벤처산업을 결정적으로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데도 말이다.

최대주주 소유주식비율 변동제한도 마찬가지다. 일부 벤처기업 대주주가 일으킨 문제 때문에 코스닥등록을 준비하는 모든 벤처기업이 최소 2년이상 신규투자를 공모형태로만 받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수요자를 생각하지 않는 규제다. 공모형태만의 자금조달 허용은 또 다른 편법을 부르고, 이것은 다시한번 벤처산업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게 할지 모른다.

이러한 규제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세련되고 정교하게 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미국에도 보호예수제도는 있다. 그러나 우리처럼 이렇게 단순하고 거칠지는 않다. 대주주 지분변동도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지 않는 정교한 방법으로 해야 할 것이다. 한번씩 이런 규제가 나오면 몇 년간 수요자는 그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우리 벤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회수시장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회수시장의 운용체계, 비전등은 어느 일방의 독점일 수 없고 수요자의 몫이기도 하다.

벤처캐피털 관련 세제지원축소 움직임도 최근의 벤처산업여건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특히 정부는 기관투자자의 창업투자조합 출자시 주식양도차익 법인세 비과세 일몰시한을 올해말로 종료, 시행할 것을 입법예고 하고 있다.

최근의 어려운 시장여건을 감안할 때 정부의 세제지원이 오히려 확대되어야 할 시점임에도 조세특례를 줄인다는 명분에만 집착해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일 것이다.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율이 15~27% 가량된다고 볼 때, 조세지원중단시 기관투자가의 벤처조합출자가 급감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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