預保, 금융기관 경영실태평가 강화될 듯
1980년대 이후 각국의 금융당국과 금융기관들은 금융환경변화에 따른 리스크 급증 및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97년말 외환위기와 뒤이은 금융위기로 다수 금융기관들이 퇴출된 이후 리스크의 실체를 실감하고 리스크 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의 금융당국은 리스크에 대한 감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감독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BIS 은행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선진국의 금융리스크 감독 및 조기경보 시스템 현황’이라는 자료를 인용, 금융당국의 성격에 따라 종합적 리스크 평가시스템과 경영실태평가시스템이 분리해 발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G10 국가의 금융당국들은 대부분 하나 이상의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리고 시스템 운용주체인 각 금융당국의 목적이 금융기관의 리스크 평가 또는 건전성감독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업무가 재정·통화정책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어 경영실태평가 결과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0년대 들어서는 금융기관의 미래상태를 예측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의 개발과 그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1980년대 이후 각국은 금융위기를 겪었거나 금융산업의 리스크 증가를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경영실태평가나 조기경보시스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
국내의 경우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은행에 대해 경영실태평가(CAMELS)를 실시해 왔으며 2000년 7월에는 ‘리스크관리평가제도(RAS)’를 도입해 경영실태평가시스템을 보완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종합적 리스크 평가시스템으로의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부실징후은행 및 요주의관찰대상은행 선정을 위해 통계적 기법을 활용한 조기경보모델도 개발·운용중에 있다.
한국은행도 1999년 8월 경영실태평가시스템인 동향분석모델(CLEAR)과 통계적 모델인 예측분석모형(FORESEE)을 개발·운용중이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경영실태평가시스템인 은행에 대한 평가모형(FICALS)을 개발중에 있다.
특히 금융감독기관의 경우 경영실태평가의 중요성에 비추어, 종합적 리스크 평가시스템과 분리해 경영실태평가시스템이 발전될 것으로 예보는 전망했다.
그리고 예보의 경우 금융기관의 전반적인 경영상태보다 리스크에 관심이 집중되므로 종합적인 리스크 평가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은 대부분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내부통제 제도 등에 대한 각종지표를 판단해 리스크를 평가하고 있어 리스크 자체의 크기를 측정하거나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BIS 기준에 의한 위험조정 필요자기자본(risk-based required capital)은 금융기관의 전체 리스크를 평가하고 리스크에 대응하여 요구되는 필요자기자본을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의 리스크 평가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98년 부실은행 퇴출 결정시 금융감독원은 BIS 자기자본비율 8%를 부실은행 퇴출기준으로 적용하는 등 금융시장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리스크 평가시스템 내에서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여러 지표중 하나로도 취급되고 있어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것.
최근 들어 금융감독업무에 리스크 관리감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므로 앞으로 리스크 자체를 측정하고 통제하는 리스크 감독체제의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예보는 예상했다. 이를 위해서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전체적인 리스크를 명시적이고 계량적으로 정의하여 공표하고, 정의된 리스크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틀을 금융기관과 함께 개발하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