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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플레이와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

장시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8-15 21:22

[기자수첩]

“결과에 승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때 인기를 끌었던 한 TV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항상 나오던 마지막 멘트였다.

이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만 경기가 끝나면 이기든 지든 모두 팬들의 환호를 받는다.

지난 얘기지만 월드컵 3-4위전에서도 비록 우리팀이 졌지만 선수들은 이에 승복하고 경쟁자와 손을 붙잡고 경기장을 돌던 모습이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금융권의 IT 프로젝트 수주경쟁에서 이런 멋진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수주전에서 이긴 업체는 이긴 업체대로 탈락업체 깔아뭉개기 일색이고 탈락한 업체들은 상대방이 덤핑입찰을 했다, 로비로 사업을 따냈다느니 하면서 수주업체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다.

이긴업체가 진 업체의 어깨를 다독이는 모습을 볼 수 없으며, 진 업체는 이긴 업체에 대한 축하의 말 한마디에 인색하다.

사업수주에 실패한 업체는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다음 사업을 준비하기보다는 실력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로비력에서 밀렸다는 엉뚱한 패인을 늘어놓기도 한다.

입찰평가가 공정했다면 절대로 밀리지 않았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흠집내다 보면 자신들도 피해를 보게 되는데도 탈락업체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수주과정에 부정과 부조리가 판치기 때문은 아닐까.

실제 어떤 사업은 덤핑으로 얼룩지기도 하고, 사업담당임원이 압력을 받기도 하고, 로비가 사업수주에 큰 몫을 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수주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탈락업체의 악의적인 소문에 담당임원이 사임하기도 했다.

이러한 입찰과정에서 공정한 승부가 펼쳐질 리가 없으며 탈락업체도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올 9월부터 IT업계에서 이러한 부조리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자정운동을 펼친다고 한다.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 주범이니 자체 운동을 펼친다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들의 잘못을 알고는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사업수주라는 결과만을 바라는 IT업체가 실제로 입찰과정에서 지식산업의 종사자들답게 페어플레이를 펼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장시형 기자 z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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