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원인파악 중입니다. 자세한 원인은 2∼3일 후에야 알 수 있겠는데요”
얼마 전 홈트레이딩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모 증권사 관계자와의 대화 내용이다.
기자는 3일 후 이 관계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자세한 장애원인을 듣고자 했다.
“자세한 장애요인이 파악됐나요?” “글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네트워크 문제인지 그게...”. 결국 자세한 전산장애 요인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실제 원인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말인지 알고도 말해 줄 수 없다는 것인지. 어찌 됐든 장애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고객은 답답한 노릇일 수 밖에 없다.
HTS를 운영하는 증권사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전산장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객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 현재까지 증권사 전산장애 관련 고객 상담 건수는 총 52건이며, 민원접수 건수는 모두 32건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장애가 발생한 증권사에 접수되는 민원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전산장애 발생 횟수도 횟수이거니와 위와 같은 사례처럼 정확한 장애요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니 날로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거래 시장을 비추어 볼 때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과거보다 더 많은 전문 전산인력을 보유하고도 장애에 따른 고객 민원조차 하나도 제대로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는 증권사내의 현실은 자못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증권사는 가입 및 이탈이 자유로운 온라인거래에서 한 번의 전산장애는 수 많은 고객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겨둬야 할 것이다.
김성호 기자 s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