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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향해 대변혁 수용해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7-17 18:59

[특별기고] 전 철 환 <충남대학교 명예교수·전 한은총재>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발전이든 퇴화(involution)든 속도는 점진적(진화, evolution)일 수도 있고, 급진적(혁명, revolution)일 수도 있다. 다만 인식의 범위를 벗어나는 초저속 또는 초고속일 경우에는 그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

우리 금융산업이야 말로 지난 반세기 동안 때로는 진화적으로 때로는 혁명적으로 부침을 거듭하면서 성장, 발전해 왔다. 개발 초부터 1997년 외환위기때 까지는 관치체계 속에서 실물산업 수요에 추종(demand following)해 왔다. 때문에 추세적 진화발전 속에서 단기적 퇴보를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경제성장의 가속과 함께 저축률이 크게 높아지고 국제수지 흑자폭이 커지면서 우리 금융산업은 금융자산의 대규모 축적과 함께 급격한 발전의 계기를 맞이했었다. 예컨대 수요추종에서 공급선도(supply leading)로, 내국산업 수준에서 세계화로, 경영의 자율과 거래의 투명화 그리고 국제규범에 맞춰 독자적 선도산업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퇴화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조응하고자 한 예가 문민정부 때의 세계화 인식과 금융실명제 추진이었으나, 불행히도 인식의 한계와 관성에 얽매여 구조개혁과 국제규범에 조응하는데 실패했다. 제 2의 국치(國恥)에 해당하는 1997년 외환위기는 개혁과 변화의 때를 놓친 대가였다.

필자는 개혁을 통한 발전을 지향해야했던 1980년대 후반에는 금융통화위원으로, 외환위기 이후에는 중앙은행 총재 시절 절박한 위기극복과 대 개혁 지휘부의 일원이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에는 신속한 시장안정을 통해서 조화있는 시장구축과 국제규범에 조응하는 운영체제및 질서를 정립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강력한 비판을 수반한 IMF의 구제금융댓가인 초 긴축정책현상 예컨대 초고금리, 초고환률, 격렬한 신용경색을 신속하게 극복하고 안정시켜야 했다. 다행히 IMF 구제금융, 외평채발행, 금 모으기, 대규모 국제수지 흑자로 보유외환이 급증하고 국제 신인도가 높아지면서 환률안정, 금리인하, 통화신용정책의 자유도가 높아져 신용경색이 급격히 해소되고 경기 회복세도 빨라졌다.

다음에는 붕괴된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세에 발맞춰 위기 뒤의 대 개혁을 단행하는 것이었다. 마비된 금융사장틀 중 채권시장을 구축하고 기능을 잃었던 대부시장과 증권시장의 정상화를 통한 통화신용정책의 효율화와 시장친화적이고 독립적인 통화신용정책기조를 확보하는 것이 그 예다. 나아가 금융정책기조를 직접통제에서 간접통제로, 관치에서 시장중심으로, 전통규범에서 보편적인 세계규범으로, 높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정책운용과 거래(예. 어음) 관행에서 안정화로, 국제금융자본추종에서 독자적 선도산업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

물론 금융시장과 결제시스템 그리고 물가안정만이 중앙은행의 직접책임 영역이었으나, 선진화된 시장틀 구축과 운용, 금융정책기조의 효율화업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중앙은행은 언제나 통화신용정책의 효율화를 통해서 구조개혁과 안정성장을 뒷받침해야 하고 또 그래왔다.

그 결과 우리 금융산업은 위기대응적 구조개혁과정의 적응적 고통을 넘어 강력한 경제의지와 탁월한 현실적응력을 발휘하면서 위기를 대 전환 계기로 활용했다. 그래서 자본충실화와 대형화, 경영의 투명성과 지배구조의 선진화, 업무의 정보화와 카드등 새 금융상품시장의 급팽창, 새로운 금융기법등 외환위기 이후 5년은 가히 서구 금융산업사 100년과 맞먹는 발전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금융산업이 기업임을 망각하고 자율대신 암묵적 타율 선호의식이 잠재하며, 새규범 적응적 고통수용을 회피하고, 정부계 금융회사가 비대하는등 과제는 많다. 다만 탁월한 현실감각과 현실적합성, 높은 인식을 통한 정책이 아니면 혹독한 보복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외환위기 교훈이 아직도 살아있다. 그것은 진화든 혁명이든 발전을 위한 변화법칙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우리는 역사에서 배우고 미래를 향해 대 변혁을 수용하지 않으면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하고 미증유의 고통과 함께 퇴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한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법칙에서 배우고 실천하는 지혜로운 민족임을 자부하면서 위기극복에 자만할 수 없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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