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외국은행의 시장지배력 강화

관리자 기자

webmaster@

기사입력 : 2002-05-26 21:20

<이 재 웅 성균관대 부총장>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지난 20여년동안 우리는 금융시장을 외국금융기관에 개방해야 한다는 논의를 해 왔다. 그러나 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금융시장을 적극개방하기 보다 외국은행의 경쟁으로부터 국내은행을 보호하는데 안간힘을 써온 것 같다. 당시에 외국은행들이 국내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우리나라 은행시장의 개방정도는 선진국보다 낮은 것은 물론이고 동남아나 중남미제국 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 후 외국은행의 국내진입을 더 이상 막을 수 없게 되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부실한 국내금융산업의 회생을 위해서 외국인투자 및 외국은행의 유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제일은행, 서울은행, 대한생명 등 부실금융기관의 해외매각 추진은 금융구조조정의 핵심과제였으며 IMF의 권고사항이기도 했다. 그 결과 제일은행이 외국자본에 매각되었고 국민은행 등 주요은행에 대한 외국자본참여도 크게 늘었다. 시티은행, HSBC 등 세계적인 은행들의 국내영업도 더욱 활성화되었다.

지난 몇 년 동안 국내은행시장의 판도는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 우리, 조흥, 국민은행 등은 국내은행간 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추진했다. 외환, 한미, 신한은행 등 외국자본과의 합작은행도 다수 생겼다. 반면에 금융구조조정의 와중에서 상당수의 은행들이 사라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놀라운 변화는 외국은행이 국내시장에 대규모로 진출해서 국내은행과 본격적인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점이다. 종래에 외국은행들은 국내시장에서 주로 금융기관 및 대기업을 상대로 소위 도매금융에 치중했다. 그러나 이제 외국은행들은 그들이 매입한 제일은행이나 지분참여를 한 국민, 외환, 한미은행 등을 통해서 도매금융 뿐 아니라 가계 및 중소기업을 상대로 하는 소매금융 등 모든 은행업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세계적인 외국은행들이 바로 우리의 곁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외국은행의 적극적인 국내시장 공략은 우리에게 거부감과 함께 불안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추세로 나가면 상당수의 국내 은행들이 외국은행에 매수합병 되거나 또는 그들과의 경쟁에서 쓰러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없지 않다. 또 외국은행들이 국내금융시장을 지배하게 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부실하고 낙후된 국내은행을 무작정 보호하거나 방치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국내은행을 보호하다가 부실은행을 양산한 것이 외환위기의 주요원인이라고 본다. 이제 국내시장을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외국은행과 경쟁을 통한 경쟁력있는 국내은행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러기 위해서 금융기관의 건전경영을 위한 금융감독을 강화하고 은행경영 및 규제감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은행경영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줄이고 자율경영, 책임경영을 촉진해야 한다. 관치금융과 정경유착 등 과거의 불건전한 금융관행을 개혁해야 한다. 초일류 외국은행들과 힘겨운 경쟁을 해야하는 국내은행에 대하여 정부가 돕지는 못할 망정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외국은행의 국내진출 확대가 국내은행에 미치는 충격은 엄청난 것이다. 은행의 과잉인력을 정리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과감한 대출회수 등 외국은행의 경영합리화와 위험관리 등 선진금융기법은 국내은행이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외국은행들의 저렴한 외국자본 도입, 수익성위주 경영과 주주이익 중시노력 등은 국내 은행들에게도 커다란 자극을 줄 것이다.

외국은행의 선진금융서비스와 효율적인 자금배분, 투명한 경영은 기업, 가계 등 금융서비스 이용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혜택과 편의를 제공한다. 국내은행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비능률과 낙후에 안주한다면 국내기업과 가계도 국내은행보다 외국은행을 선호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도 사라질 수 있다.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제국의 은행들이 끊임없이 부실화되고 경영의 투명성 결여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나머지 국민들이 외국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은행의 진출확대가 국내은행의 비능률과 무분별한 대출확대, 기업의 투자낭비 등을 시정하고 금융·외환위기의 재발을 막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기를 기대해 본다.


관리자 기자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