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투자 시장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벤처캐피털사들은 호시탐탐 제2의 호황을 가져다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최근들어 CRC겸업 창투사가 늘고 금융업 진출 회사가 속속 등장해 이같은 추세가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 2일 쌍용화재의 최대주주가 삼애인더스에서 아이비벤처캐피탈로 변경됐다. 이는 지난 3월 그래닛창투의 조흥캐피탈 최대주주 변경 이후 연이어 일어난 일.
그래닛 창투는 창투사 등록증을 과감히 반납하고 조흥캐피탈을 중심으로 하는 여신금융업에 적극 진출할 의사를 밝혔었다. 그래닛창투는 현재 여전업체인 조흥캐피탈의 지분 20%를 확보하고 있다.
그래닛 창투는 조흥캐피탈 경영 실적제고방안으로 우선 기존 여전업계에서 외면하는 중소제조업체, 소상공인 대출등 틈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아이비벤처캐피탈도 쌍용화재의 지분 25.66%를 보유해 현실적으로 쌍용화재의 경영권을 장악했다. 또한 아이비벤처캐피탈 강석문 사장과 임원이 쌍용화재 대표이사 회장과 자산운용담당 이사에 임명되는 것을 골자로 대규모 본부장급 인사 개편도 있었다. 이는 금융권에서 벤처캐피털로 대거 영입됐던 인력들이 또 다시 금융권으로 회귀하고 있는 현상과도 맞물린다.
한편 창투사들의 CRC사업 겸업 및 업무확장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창투업무와 CRC 업무를 겸업하는 회사는 코미트창투,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한국벤처금융, 아이앤디창투, 무한투자, 미래에셋캐피탈, 한국개발리스 등 15개사에 이른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작년 총 투자액 1890억원중 957억원을 투자해 구조조정 분야의 투자가 절반을 넘어섰다. KTB네트워크는 올해에도 7:3의 비율로 구조조정과 벤처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구조조정 분야가 벤처투자에 비해 투자회수기간이 짧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또한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회사들에 대한 구조조정 시장도 열리고 있어 이 분야의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벤처캐피털 업계관계자는 “최근에 연이은 벤처비리와 투자시장 악재로 벤처캐피털사들은 또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금융업이나 CRC의 경우에는 벤처투자보다는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벤처캐피털들의 관심은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주소영 기자 js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