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과연 신용카드가 가계부채의 주범인지는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금융권역별 가계대출 규모를 살펴보자.
지난 2001년말 현재 국내 총 가계신용대출은 전년대비 28%가 증가한 341조7000만원을 기록했다.
또 작년 한해 동안 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 규모60조329억원으로 2000년(41조512억원)에비해 그 증가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금융권역별로 세분화 해 보면 은행의 가계대출은 45조5,910억원으로 작년 한해 증가한 가계자금 대출의 75.5%를 차지했으며 보험사 5조5,220억원, 할부사 2조1,120억원, 상호저축은행 5,020억원 등의 대출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용카드사는 최근 3년사이 대출규모가 크게 증가하긴 했지만 총 가계대출 증가분의 13.8%에 불과해 일련의 가계부채 주범으로 모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가계대출 사용처에 대해 분석을 해 봐도 최근 신용카드에 대한 비판은 지나치다는 평가다.
금감원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은행 가계대출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사용이 전체 대출금의 52.8%를 차지했으며 이어 사업자금 14.9%, 부채상환자금 9.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소비지출은 12%를 차지했으며 주식투자 등 다른 금융자산에 투자한 비중도 3.2%나 됐다.
이처럼 은행권 가계대출의 사용내역을 봐도 신용카드가 가계부채의 원죄자가 아님을 알 수 있으며 현재 신용카드에 대한 비판 여론은 가계부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일부 여론이 금융시장 전반을 보지 않고 신용카드시장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부각시켜 여론을 호도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이 같은 여론에 밀려 마녀사냥식 규제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현재 신용카드산업이 짧은 기간 급성장하면서 적잖은 문제가 노출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정부는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근본적인 대안 마련을 해야 한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금융기관별 가계대출 현황 >
(단위 : 10억원)
/ 기 관 / 1999년 / 2000년 / 2001년
/ 은 행 / 21,072 / 26,426 / 45,591
/ 상호저축은행 / -572 / -1,175 / 502
/ 신용협동조합 / 2.0 / 457 / -194
/ 상호금융 / -49 / -17 / 578
/ 새마을금고 / 685 / 87 / 730
/ 우체국 / 18 / 111 / -58
/ 보험사 / 1,978 / 3,610 / 5,522
/ 할부금융사 / 1,046 / 1,801 / 2,112
/ 신용카드사 / 3,897 / 16,397 / 8,358
/ 가계일반자금대출 / 23,876 / 41,512 / 60,329
김덕헌 기자 d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