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증시호황으로 전 금융업종의 순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달리 투신사의 경우 이익 규모가 전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고 있어 업계의 애를 태우고 있다.
29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2001회계연도 투신사들의 실적은 작년에 비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운용보수의 하락으로 인해 이익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자칫 경쟁력 상실을 우려해 수수료 차등화 제도 도입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작년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투신의 경우 올해는 세후 90억 수준으로 작년 173억원에 비해 이익 규모가 거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형투신사인 한투 대투 등도 올해는 순익 규모가 20~30억원에 불과해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현대투신 관계자는 “작년 연기금 등 대형기관들이 투신사에 아웃소싱을 하면서 운용보수를 크게 떨어뜨려 업계 평균 운용보수가 0.18%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적정 보수를 지급해야 제대로 된 운용이 가능한데도 기관들이 무턱대고 보수를 인하하는 바람에 앞으로 수탁고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영업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운용보수 인하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운용보수가 기관보다 높은 개인 고객들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투신사들이 기관영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수익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굿모닝 투신의 강창희 사장은 “운용보수가 높은 개인 고객들과 주식형펀드의 설정을 지금보다는 크게 늘려야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며 “특히 가입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해야 운용보수의 현실화가 가능하다”며 수수료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그는 “운용사마다 운용보수 상한선을 설정해 그 밑으로는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적정 보수가 책정될 수 있다”며 “기관 요구에 끌려다니다 보면 언제가는 운용보수가 없어지는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관들의 운용보수 인하 요구와 맞물려 투신사들도 저마다 기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로 경쟁에 들어간만큼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 될 개연성이 높은 실정이다. 결국 수수료 인하가 대세인 상황에서 누가 얼마나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느냐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 ktit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