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서두르는 은행합병 재고돼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1-23 20:30

<남 주 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올해 임오년에는 아무래도 은행권의 합병문제가 주요 화두가 될 것 같다. 작년 국민·주택은행과의 합병이후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서울, 제일은행의 합병 얘기가 년초부터 언론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고, 중위권의 은행들도 합병을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듯하다. 작년 은행권의 수익이 5조2000억원에 달했다는 소식은 합병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끔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금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방적인 합병의 물결은 덩치만 키우는 합병이라는 비난과 함께 은행시장의 과점상태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경계되어야 한다. 우선 국내은행합병이 단기적으로 급하게 이루어져야만 하는 이유도 궁금하지만 다른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합병으로 성공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지금 금융시장에 팽배한 합병추세는 규모를 키우지 못하면 경쟁력이 없어보인다는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은행경영에 있어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지만 합병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효과에 대한 검증도 없이 짧은 시간에 많은 은행들이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은행권의 합병 분위기는 2000년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은행 대형화 정책에서 시작되었다. 특히 정부는 올해들어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수단으로 공적자금 투입은행에 대한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듯하다. 정부가 지금처럼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합병을 추구한다면 공적자금의 투입과정에서 정책의 시행착오가 회수 과정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 지금은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의 합병을 추진할 때가 아니고 각 은행별로 구조조정을 더욱 추진하여 은행가치를 제고할 때이다. 작년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큰 수익을 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적자금 투입에 의한 부실채권의 축소, 저금리 시대의 도래로 인한 예대마진의 확대, 수수료 부과로 인한 수익발생, 그리고 높은 카드 수수료와 신용카드 사용확대로 인한 카드 부분에서의 많은 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익 추세는 향후 최소한 1~2년 지속되리라 예상되지만 한해의 이익 발생으로 은행의 경쟁력이나 생산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됐다고는 보기 어렵다. 우량은행들의 합병은 각자 알아서 할 문제이지만 수익성이 개선되는 상황하에서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의 합병은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과 함께 정부가 은행의 경쟁력 제고보다는 일부 공적자금의 회수에만 관심이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합병을 통한 공적자금의 회수보다는 각개별은행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더욱 철저히 하여 은행가치를 높이는 것이 오히려 공적자금의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공적자금 회수 과정에서 정책의 실수가 있다면 투입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할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은행합병의 문제점은 은행시장이 과점상태로 갈 우려가 있다는 데 있다. 실물 경제규모에 비해 은행의 적정 숫자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지금처럼 합병이 추진된다면 은행권에는 시중은행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은행들은 경영의 자율성과 치열한 경쟁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상황하에서 은행의 수를 줄인다면 은행의 경쟁력을 어떻게 제고시킨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정책 추진은 지난 97년 금융위기의 주요원인이 관치금융으로 인한 경영의 자율성과 경쟁 부족에 있었다는 사실을 벌써 잊은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은행시장에서 과점상태는 시장에 있는 기존 은행들의 수익성은 보장되겠지만 은행의 지속적인 경쟁력 제고와 금융서비스의 질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결과는 경제 전체적으로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며 과점으로 인한 경제적 비효율성에 대한 경제적 대가는 결국 국민들이 지불을 하게 된다.

경영의 효율화와 경쟁을 통한 이익은 은행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만 지금처럼 보장된 높은 예대마진과 높은 카드 수수료는 결국 기업의 생산 비용을 높이고 개인의 효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올 한해도 은행권이 대규모의 이익이 나기를 바라지만 이익의 내용에 있어서는 작년에 비해 크게 달라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위적인 합병보다는 경영의 자율성 확대, 인사권의 간섭 배제, 그리고 경쟁을 촉진시키는 정책들이 추진되어야 하고, 금융구조조정도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시장압력에 의한 상시적 금융구조조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집은 투자 상품이 아닌 삶의 마지막 안식처 요즘 아파트 가격 뉴스를 접할 때마다 복잡한 생각이 든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재건축 기대감에 수억 원씩 가격이 뛰었다는 이야기가 뉴스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어느 지역이 더 오를지, 어떤 단지가 다음 투자처가 될지를 이야기한다.물론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었다. 자산 형성의 수단이었고, 가족의 미래를 지켜주는 울타리였으며, 노후를 대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많은 사람이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평생을 일했고, 그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삶의 희망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의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2 K-금융을 3류로 만드는 3연임 금지법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신경영을 선언하며 제품이 아니라 경영 방식과 조직문화, 의사결정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혁의 본질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꾸는 데 있다는 메시지였다.3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금융이 택한 방식은 그와 정반대다. 구조를 손보기보다 사람의 임기를 먼저 법으로 제한하려 한다.이재명 정부가 제기한 문제의식은 금융지주 내부의 폐쇄적인 이너서클과 장기 집권 구조였다. 그 문제의식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초임 3년에 연임 한 차례만 허용해 재임기간을 최 3 주말 사이 극적인 대전환 : 미국 AI 산업이 오픈소스로 방향을 틀다 [전명산의 AI블록체인도시 이야기-17] 최상급 AI는 이미 위험할 정도로 충분히 똑똑한 단계에 들어섰다. 그런데 Kimi K3의 등장은, 오픈소스 모델 역시 동등한 수준으로 똑똑한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미국은 일찍부터 AI에 안전장치라는 고삐를 달았다. 그리고 그 고삐를 단 AI는 정작 방어 기능이 거세된 것이었다. 이제는 해킹 방어도 오픈소스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중국은 한편으로는 오픈소스 규제 정책을 만지작거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글로벌 AI 리더십 구축을 위해 오픈소스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Kimi K3 공개 직후 백악관은 문샷이 앤트로픽의 Fable 모델을 대규모 증류했다고 공개 비난했다. 중국산 오픈소스에 대한 사용 금지 조치도 공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