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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외환위기의 본질은 부패구조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1-20 20:12

<이 재 웅 성균관대 부총장>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주 연두 기자회견에서 최근 잇달아 터진 벤처기업들의 비리에 고위공직자,금융인,언론인, 심지어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까지 연루된 사실에 대해 국민에게 깊이 사과했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부패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근래에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정권의 부패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자주한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부정 부패는 정치권, 고위층, 그리고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막론하고 사회전체에 광범위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경제적 위기의 본질이며 구체적으로 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주요원인이라고 본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때 IMF로부터 빌린 차입금을 전액 조기 상환하고 IMF관리 체제를 졸업했다고 자축했다.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은 가장 모범적으로 단기간에 외환위기를 극복한 나라로 평가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외채를 줄이고 외환보유고도 1000억 달러가 넘게 확충했다. 기업 금융구조조정도 추진했고 금융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을 회복해서 앞으로 외환위기가 재발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우리 경제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국내외 경제 여건도 불안하고 불확실하다. 부실 대기업들이 아직도 정리되지 않고 언제 금융기관 부실로 전이될지 알 수 없다. 우리 경제는 아직도 많은 위험요인을 내포하고 있고 구조적인 취약성을 안고 있다.

흔히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시장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당하게 된 원인을 소위 “패거리 자본주의(crony capitalism)”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패거리 자본주의란 서로 패거리를 지어서(networking) 끼리끼리 봐주기를 하는 체제를 말하는 것 같다. 결국 특혜를 주고받는 부패구조를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주기적으로 외환위기가 빈발하는 중남미 국가나 그 밖의 개도국도 마찬가지이다. 부패구조가 정치적,경제적 위기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민감한 외국 투자자들의 자기실현적(self-fulfilling)인 변덕스런 자본 유출입이 외환위기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의 외환위기에 대해서도 그밖에 여러가지 원인을 설명한다. 재벌의 선단식 경영, 취약한 재무구조, 무분별한 투자낭비 등이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한다. 또한 금융기관의 부실경영, 관치금융, 정경유착 등이 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 한다. 따라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업 금융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런 조치들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어느 정도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처방은 근본적인 원인치료 보다 대중요법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때로는 일관성이 결여되고 또한 경제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개입 및 소유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민의 정부가 강조해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도 오히려 뒷걸음질 치지 않았나 싶다. 이와 아울러서 아마 부패구조도 심화되었을 것이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외환위기의 여러가지 표면적 요인들의 배후에는 궁극적으로 부정부패가 있다고 주장한다. 부정부패가 만연한 나라에는 외국인이 투자하기를 꺼린다. 뿐만 아니라 부패한 나라에 대해서 외국인 투자는 장기안정적인 직접투자 보다 은행차관 등 단기투자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 은행차관등은 국제금융시장 및 국내외 정치 경제여건 변화에 대응해서 신속하게 투자자본을 회수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차입국이 부도위기에 몰리더라도 IMF나 선진국 정부가 대체로 은행차관등은 보호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개도국들은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출입을 통제할 만한 장치가 별로 없다. 따라서 부패한 개도국들은 외환위기를 주기적으로 맞이할 우려가 적지 않다.

과거 우리나라도 외국인 직접투자보다 차관등이 외채의 대부분이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내 자본시장이 개방되면 단기자본의 이동을 규제하라는 주장이 있다. 그런 주장은 알고보면 매우 공허한 이야기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기투자를 선호하는데 어쩌겠는가? 우리가 경험한 외환위기도 뭐니뭐니해도 근본 원인은 부패 때문이다. 거의 모든 경제위기의 본질은 부패구조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만연한 부정부패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위기극복을 위해서 근본적으로 부패구조는 해소되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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