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농협 출범 1년반이 된 농협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 통합 콜센터 구축, 수익원 다각화, 인사 및 조직구조 쇄신등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 우선 통합 콜센터 구축에 들어갔다. 현재 4개 부서(고객만족부, 카드사업부, 채권관리부, 농업경제기획부)가 별도 장소에서 분리 운영중인 콜센터를 농협 용산별관 건물 4~5층에 통합할 계획이다.
이미 5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사에 들어갔으며 내년 1분기까지는 마무리한다. 이를 통해 농협은 장기적으로 600명 이상의 본부 및 점포 인력을 줄일 계획이며, 영업점 전화업무의 65% 이상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 1차로 용산별관내에 콜센터 장소통합을 우선 실시하고, 2차로 콜센터내 업무 재편성을 통해 콜센터팀, ACS팀으로 구분, 전문상담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IT투자도 본격화한다. 농협은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은행시장에서 승부를 내기 위한 적정 또는 최고의 IT 투자를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익원 다각화를 위한 신사업에도 적극 진출한다. 이를 통해 농협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고, 수익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한 예로 농협은 지난 7월 시작한 ABS 수탁업무는 만 5개월만에 1조5795억원을 수탁, 수수료 수익만 255억원을 확보했으며 올해 이 부분에서의 수익은 56억원에 이르고 있다.
수탁건수도 굵직해 가장 최근인 지난 13일 대한항공 ABS 5년물 5050억원, 4일 자산관리공사 NPL 9년물 2840억원, 지난 10월말 조흥은행 NPL 3년물 2908억원등을 수탁했다.
점포전략도 대거 변화된다. 농협은 현재 850개 안팎의 금융점포를 운영, 국민은행 1200여개 점포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점포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외견상 1위인 국민은행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으나 농협 생각은 다르다.
농협이 보유한 군,시청등 청사내 200개 정도의 출장소를 감안하면 실제 금융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 점포는 600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와 함께 ‘헙 앤 스포크’ 전략에 따라 점포를 재배치 및 신규설치할 계획이다.
농협은 명퇴등을 통한 인력구조조정, 인사적체 해소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농협은 현재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중이며 45년생 고참 직원들이 대거 명퇴를 신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농협의 45년생 직원들은 약 70여명 선이며 만성적인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서는 이들 직급의 용단이 필요하다는 내부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와 함께 외부 컨설팅사의 권고를 받아 조직의 사업부제별 개편, 팀제 도입, 과감한 성과평가 시스템 도입등도 시기만 문제이지 곧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농협은 10억원을 들여 PwC의 인사부문 컨설팅을 받아 인사시스템 개혁을 시도했으나 내부반발로 잠시 보류된 상태이다.
농협내 젊은 직급과 개혁성향 인사들이 경영진의 이러한 ‘보수로의 후퇴’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회장 및 경영진들이 이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 임원은 최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와 “느낀게 많다”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시사, 귀추가 주목된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