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이 서울 등 중부권에 금융복합단말기(일명 VCD 단말기)를 대규모로 설치한다. VCD(virtual cash dispenser)서비스는 일반 CD/ATM기 보다 가격이 저렴한 단말기를 백화점과 대형 유통점, 주유소 등의 장소에 대량으로 설치해 결제 및 현금출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VCD서비스는 비용이 저렴한 반면 현금관리의 어려움과 잦은 사고로 시장성은 불확실 하다는 단점이 있다.
더욱이 지난해 국민은행(前주택은행)이 현대 오일뱅크와 제휴해 VCD서비스의 일종인 ‘핸디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주유소 설치 사업을 철수한 바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이 KMPS(주)와 ‘뱅크25 서비스’ 업무제휴를 통해 서울을 비롯한 중부권에 위치한 SK주유소, OK캐쉬백 가맹점 등 총 4만5000여 곳에 금융복합단말기를 설치한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4만5000여개의 결제성계좌 유치와 점포망 확충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은행이 멀고 장거리 이동에 따른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뱅크25 단말기를 설치한 가맹점은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영업 효과와 물품판매시 구매자로부터 현금카드로 즉시 결제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조흥은행은 뱅크25 가맹점의 경우 연중무휴 24시간 운용으로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편의점과 주변음식점 등으로부터 호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복합단말기 서비스의 사업효과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이르다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이다. 시스템 불안과 현금관리 등의 어려움으로 CD/ATM기의 대체수단으로서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 가맹점 입장에서는 심야시간에도 현금을 비치해야 하고 현금지급과 계좌이체시 조작실수로 인한 사고도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주택은행은 동일한 서비스를 시행했다가 사업을 축소한 바 있다. 주택은행은 현대주유소와 업무제휴를 맺고 ‘핸디서비스’를 제공했다. 대당 30만원에 불과한 가격에 기능면에서 기존 CD기와 차이가 없어 시장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이용건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 조흥은행 관계자는 “주택은행의 사례를 거울 삼아 문제점을 보완하고 치밀하게 사업을 준비했다”며 “홍보성 사업이 아닌 은행의 지점을 대신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