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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사적자금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11-11 20:17

[苧洞칼럼]

주머니에 돈이 없으니 대신 돈 이야기나 한마당 하자.

요즘같이 돈의 단위가 인플레가 된 적이 있었나 싶다. 정작 주머니에는 몇 푼 없으면서도 입만 열면 몇 백, 몇 천억이요, 신문만 들추면 몇 조원을 우습게 논하는 것을 보면서 마음한 구석에 야릇한 감정이 스치고 지나간다. 하기야 돈의 단위가 이처럼 무상해진 것도 그럴만한 것이 청년 벤처 사업가도 한건 사고치면 간단히 몇 천억이요 같이 놀던 조폭도 입을 열면 몇 백억이니 우리 같은 서민이라고 말로라도 큰돈 논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하기야 동네 강아지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수갯소리도 있으니 두말하면 무얼 할까.

이렇게 한국은행이 화폐개혁을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의 화폐단위에 대한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돈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공적(公的)자금’이라는 묘한 이름의 돈이다. 공적자금에 대해 공적(公的)으로 정의한 바에 따르면 경영을 잘못하여 ‘대출금을 떼이게 되어 망하게 된 금융기관을 살리거나 정리하는데 사용하는 돈으로 정부산하 기관인 예금보험공사나 자산관리공사가 정부의 보증을 받아 채권을 발행하여 돈을 조달하여 금융기관(공공기관이 아닌 주식회사임: 필자 주)을 지원하는 돈’(요약)이라고 되어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 위기 이후 부실화된 금융기관을 정리하거나 살리기 위해 조성한 것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1백58조9천억원이다. 이중 지난 6월말까지 사용한 돈이 1백37조5천억원이다. 이돈도 모자라서 앞으로도 더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한 경제연구원이 예측한 바에 따르면 이돈 중 결국은 회수를 못하고 떼이게 될 돈이 원금이 80조원, 이자로 55조원, 결국 1백35조원(최소로 잡은 액수)이나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많으면 1백58조원까지 될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물론 원금의 대부분은 회수가 될 것이라고 큰소리 치고 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고 정부도 기대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례로 관리를 잘한 미국의 경우 원금 회수율이 61.2%, 일본의 경우 17.6%에 불과하다.

당신은 이돈이 얼마나 되는지 실감할 수 있는가. 정부의 경제 정책 잘못으로 날린 돈, 1백35조원(최소 예측액). 올 한해 우리국민이 모두 내야 될 세금이 1백20조원이요, 정부 일년 살림살이 (일반회계 예산) 94조원보다도 많은 돈이다. 그래도 실감이 나지 않으면 대충 어림잡아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를 1천3백만 가구라고 하면 한가구당 1천만원이 조금 넘게 돌아가는 돈이다. 세금 포함해서 소형차 한대씩 새로 장만할 수 있는 돈이다.

그러면 이 돈이 어디로 돌아갈 것인지 알아보자. 우선 정부산하기관인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의 손실이다. 이는 한다리 건너 정부의 손실이고 정부는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이고 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니 이는 바로 열심히 세금을 내고 있는 국민 개개인의 손실이다. 이미 공식적으로 부담하는 세금 말고 추가로 부실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을 연명시키기 위한 구제자금으로 우리 집에서 부담해야할 돈이 1천만원이란다.

도대체 어느 누가 ‘공적자금’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는지 몰라도 공자의 ‘정명(正名)’사상을 존중하는 사람으로서 만나면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이 돈이 왜 공적 자금이냐. 내 주머니 소줏값이요. 우리 마누라 콩나물 값이요. 우리 딸 코 묻은 돈이 모인 ‘사적(私的)자금’이다”라고.

쌀쌀해지는 날씨와 함께 몸 녹일 주머니 소줏값 한푼이 아쉬운 요즘 정치판만 앞당겨 열풍이 분다. 나락으로 추락하는 경제에는 날개가 없다고 걱정들인데 대선주자들의 행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직 대선이 1년도 더 남았는데 벌써 선거열풍이라니...

에라 나같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빚이 많은 사람은 집에나 일찍 들어가 잠이나 청해야겠다.

<강 종 철 편집위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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