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가계장기저축 예금자에 대한 재유치 여부를 놓고 신용금고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라면 무조건 이들 고객을 재유치하기 위해 추가금리 제공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고금리 수신상품이 빠져나가면 수익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상품에 3년 이상 매달 꾸준히 일정금액을 맡겨온 고객들은 해당 금고의 단골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을 놓칠 수 없다는 고민이 있다.
가계장기저축은 지난 96년 도입돼 지난 98년 12월 판매 중단됐다. 96년에 가입해 만기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 고객, 98년 10월에 가입한 고객은 3년 만기가 오는 20일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상품은 가입당시 각 신용금고가 14~15%의 금리를 제시해 유치했지만 현재 금고업계 수신금리는 약 6~7.5%대로 낮아져 현재 금리보다 두 배 이상의 이자를 지급해 왔다.
따라서 이러한 고금리 상품이 만기도래로 빠져나간다는 것에 대해 일단은 반기는 분위기다.
또한 개별금고별로 볼 때 이 상품의 수신고가 적기 때문에 이 금액이 빠져나가도 현상황에서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다.
현재 전체 신용금고의 가계장기저축 수신고는 5693억원에 불과하다 한솔금고가 전체의 약 17%에 해당하는 970여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수신이 많으나, 총 수신중 비중은 1%에 불과하다. 한솔금고 외에 동부금고 200여억원, 제일금고 150여억원 등이며, 이들도 수신고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유치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이 대부분 단골고객이거나 향후 단골고객화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입 당시 금리 메리트로 가입한 고객도 있지만, 대부분 오랫동안 금고를 이용해 온 고객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빠져나가도록 방치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우량 고객을 잃게 되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걱정이 있는 것이다.
금고업계 한 관계자는 “총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수신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에 재유치를 위한 특별한 조치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대부분 단골고객인 만큼 추가금리 제공 없이 재유치를 위한 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금고들은 일단 추가 금리 등 보너스 제공없이 재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고객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추이를 보아가며 추가 보너스 제공을 검토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성욱 기자 wscorpi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