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쇼핑’ 논란이후 등급평정 신뢰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BBB등급과 BB등급간 부도율 역전현상이 해소됐다. 또한 신평사들의 최근 10년간 무보증사채 채권별 부도율을 살펴보면 투자등급은 ‘한신정’이, 투기등급은 ‘한신평’이 가장 낮은 부도율을 보였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 당시만해도 투자적격 업체와 투기등급으로 분류된 회사들의 부도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거나 거꾸로 역전되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신평사의 10년간 무보증채 부도율을 보면 투기등급인 BB등급의 과거부도율이 투자적격인 BBB등급 부도율의 절반수준에 지나지 않아 하위등급 부도율이 더 낮은 문제가 있었다. 또한 기아 등 부도업체들의 평가등급이 부도직전까지 투자등급을 유지해 신용평가의 신뢰성이 크게 실추되었다.
하지만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선진 평가기법 도입 등으로 왜곡됐던 평가등급간 부도율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BBB 부도율은 5.56%, BB 부도율은 5.91%로 역전 현상이 해소됐다.
신평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최근 10년간 무보증사채 채권별 부도율을 살펴보면 투자등급 부도율은 한신정 2.04%, 한신평 2.61%, 한기평 2.94% 순으로 나타났고, 투기등급 부도율은 한신평 5.00%, 한신정 5.32%, 한기평 5.36%로 조사됐다. 표 참조>
신용평가기관의 신뢰도가 1~2년 사이에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상기할 때, 각 신용평가사들의 등급부도율이 상당기간에 걸쳐 축적돼 투신권등 기관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각 투자기관들의 신용평가등급의 후행성 비판에 따른 등급평정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에도 올 상반기까지 평가등급을 유지하거나 상향했던 신평사들이 등급평정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수 기업들의 회사채 평가등급이 줄줄이 하향 평정되고 있는 상태다.
투신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신평사의 경우 S&P나 무디스 같은 기업평가 노하우를 다 갖추지 못했지만 IMF이후 급성장했다”며 “이제부터라도 신평사들은 얼마전 제기된 ‘등급쇼핑’논란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등급 평정시 기업의 재무상황을 정확히 반영해 채권시장의 가격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 최근 10년간 무보증사채 등급별 부도율표>
(기간 : 91.7.1~01.6.30)
/ 구분 / AAA / AA / A / BBB / 투자등급 / BB / B / CCC이하 / 투기등급
/ 한신정 / 0.00% / 0.98% / 3.74% / 4.40% / 2.04% / 4.89% / 11.11% / 1.59% / 5.32%
/ 한신평 / 0.00% / 2.20% / 5.68% / 3.65% / 2.61% / 4.76% / 10.26% / 1.85% / 5.00%
/ 한기평 / 0.00% / 3.14% / 4.78% / 5.56% / 2.94% / 5.91% / 8.51% / 2.33% / 5.36%
한창호 기자 ch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