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어찌된 일인가?
역마진이라고 했던 것은 쓸데없는 ‘호들갑’이었단 말인가?
보험을 장시간 담당했던 기자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안타깝기 짝이 없어 보였다. 한마디로 보험사 역마진 문제는 이변이 없는 한 심각한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보험당국이 1분기중 발생한 반짝 주식시장 호전에 따른 지극히 일시적인 역마진 해소 현상을 여과없이 자료를 만들어 배포한 것이 문제였다. 보험당국의 한심한 상황인식! 이것이 해프닝을 연출하게 된 배경인 동시에 문제의 본질인 것이다. 자료를 발표한 시점이 적절치 않지 않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보험당국자는 아주 당당하게 이렇게 설명했다.
“분기별로 자료를 발표하기로 했기 때문에 발표한 것뿐이고 1분기만으로는 역마진 해소가 사실이 아니냐” 당혹스럽다 못해 답답하기 짝이 없는 답변이였다. 분명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치 못했다는 점이다. 시기의 부적절함을 확인하기 위해 잠깐 보험업계의 현실을 들여다 보자.
지금 생보업계는 심각한 역마진으로 마땅한 대책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의 심각성으로만 본다면 당장 예정이율을 2%P이상 내려야 할 지경이다. 예정이율 인하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는 보험상품구조의 특성까지를 감안하면 이것도 확실한 대책으로는 미흡하다.
그런데도 생보사들은 예정이율인하를 미적거리고 있다.
전문경영인의 단기 업적주의, 여기에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영업중심의 경영마인드 등으로 예정이율조정의 필요성을 잘 알면서도 영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당국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자료를 ‘예정된 일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료를 발표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나. 그렇지 않아도 예정이율인하를 주저하고 있는 보험사들에게 이 자료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자명한데도 이를 몰랐단 말인가. 보험업계가 처한 현실의 심각성을 조금이라도 감안했다면, 그 자료는 발표되지 말았어야 했다.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는 융통성, 그것이 필요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보험산업을 관리감독하고 계도하는 당국으로서 마땅히 취할 행동이였다고 본다.
이양우 기자 sun@fntimes.com